K뷰티에 빠진 일본, 색조 화장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

우리나라 색조 화장품이 일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일본으로 나간 립 제품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0% 넘게 급증할 정도로 인기다. 

이에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뷰티 브랜드까지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  

27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향 화장품 수출액은 8억605만6000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메이크업용 제품류와 립스틱 제품류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메이크업용 제품류의 일본 수출액은 1억6076만3000달러로 전년 대비 21.6% 늘었고, 같은 기간 립스틱 제품류 수출액은 4735만0000달러로 무려 176.% 급증했다.

색조 화장에 관심이 높은 일본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는 실제로 인기다. 일본 최대 오픈마켓인 ‘큐텐재팬’은 지난 1월 판매량 기준 색조 화장품 상위 브랜드 10개 중 7개가 한국 브랜드라고 밝혔다. 

중국 뷰티 시장이 주춤한 사이 일본 내 수요가 늘자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색조 브랜드를 내세워 현지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해 9월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색조 브랜드 ‘힌스(hince)’를 인수했다.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 지분 75%를 425억원에 사들인 것.

LG생활건강은 해당 인수와 관련해 “힌스만의 차별화된 색조 브랜드 빌딩 역량을 확보하고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힌스의 상품 기획력을 내재화하고 이를 LG생활건강 자체 색조 브랜드 육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일본 화장품 시장이 글로벌 3위 규모에 달하는 만큼 일본을 기반으로 향후 아시아, 북미 사업 기회까지 모색한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힌스의 색조 경쟁력과 LG생활건강의 스킨케어 경쟁력을 결합해 일본 내 중·고가 화장품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화장품 업체인 라카코스메틱스도 색조 브랜드 ‘라카’를 일본 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실적이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라카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매출은 125억원,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이미 2022년 연간 매출(9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중 해외 시장 비중은 70%에 달했는데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립 카테고리 분야에서는 매출액이 2022년 대비 300% 이상 늘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인 라카는 현재 ‘K 립 메이크업’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현재 일본 내 X(옛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서는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라카의 제품을 자발적으로 소개한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 프랑스를 제치고 한국 화장품 수입이 일본 내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색조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시장에 K뷰티가 정착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