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규모 투자 보따리 풀어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구축LG, 첨단-신약-친환경 'ABC' 전략 잰걸음고용 창출-경제 살리기 '팔 걷어'
  • ▲ 기아 광명 EVO 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는 정의선 회장ⓒ현대차
    ▲ 기아 광명 EVO 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는 정의선 회장ⓒ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이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긴축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의 잇따른 투자 확대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까지 3년간 68조원을, LG그룹은 2028년까지 약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양사의 투자 계획은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고용 창출 및 경제 활성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을 확고히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핵심기술 선점을 위한 R&D(연구개발)와 연구 인프라 확충,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신증설 등을 추진한다.

    세부 투자규모는 ▲연구개발(R&D)투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 등이다.

    현대차는 우선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올해 광명 EVO Plant(이보 플랜트) 완공을 시작으로 화성, 울산 EV 전용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에 힘을 더욱 실을 전망이다. 

    현대차의 투자 발표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직접 채용 규모만 8만명에 달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됐다. 

    채용은 전동화 및 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8만명의 55%인 4만4000명이 신사업 분야에 배치될 전망이다. 건설,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포함하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채용의 경우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사업확대·경쟁력 강화에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특히 1만3천명의 고령인력도 재고용 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이날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향후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깜짝 공개했다.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미래 기술 및 성장 분야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0조원은 LG의 글로벌 총 투자 규모의 6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LG는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연구개발(R&D)에 투입해 국내를 핵심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한다.

    LG그룹의 투자계획 발표는 구광모 회장이 내세운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LG는 지금까지 ABC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가다듬고 인재를 확보하는 등 기본 역량 확보에 주력해 왔다. 

    의미있는 성과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계열사별로 AI 분야를 연구해 온 LG는 2017년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사업 육성에 나섰다. 지난 2020년에는 그룹 차원의 LG AI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AI 분야의 기술과 역량 확보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노벨상 수상자만 20명을 배출한 세계적 유전체 연구기관인 미국 잭슨랩과 손잡고 LG의 AI 기술과 잭슨랩의 유전체 연구 노하우를 결합해 난치병인 알츠하이머, 암 등의 치료법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선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를 진행한다. LG화학은 M&A(인수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으로 육성 중인 클린테크 분야도 육성하고 있다. LG는 클린테크를 통해 RE100을 실현하고, 2030년을 기점으로 강화되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기조에 걸맞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권봉석 ㈜LG 부회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