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매출 비중 20% 예상HBM 매출 100억달러 돌파 기대"점유율 50% 상회 전망도"
  •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D램 사업 중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비중이 두자릿수로 올라설 것이라 예상하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이 20%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이 같은 전망들이 실현될 경우 올해 SK하이닉스는 HBM으로만 100억 달러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가도 나온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HBM 판매 비중이 두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올 것이란 전망을 밝히면서 HBM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는 주총에서 "올해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 판매 비트(bit)수가 두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와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엔 전체 D램 중 HBM 비중이 한자릿수였다"고 말했다.

    HBM3 시장의 90%를 점유했던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발언은 전체 HBM 시장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 간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으로만 HBM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수준이었다면 시장 1등 제조사가 이를 뒷받침하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체 D램 시장 중 HBM 비중이 20% 이상으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HBM의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며 상당 수준의 자본 투자를 진행했고 생산능력(CAPA)을 키우면서 연간 공급 비트 증가율이 약 260%에 달할 것으로 봤다.

    동시에 D램 시장 전체 매출은 841억 5000만 달러(약 113조 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의 전망대로 HBM이 D램 매출 전체의 20%를 차지하게 된다면 금액으로는 약 168억 달러(약 22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올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적어도 절반의 점유율을 확보한다고 보면 올해 SK하이닉스가 HBM으로만 거둬들이는 매출이 11조 원(약 84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시장 분위기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을 50% 이상 가져간다면 HBM 사상 최초로 100억 달러 매출 신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이 각각 45~5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우위를 점할 것으로 봤는데 1분기가 지난 현재 기준으론 SK하이닉스가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E'를 업계에서 가장 빨리 대량 양산하기 시작했고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의 테스트(Qualifying)도 통과해 공급 준비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 테스트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GTC 2024'에서 젠슨 황 CEO는 "삼성의 HBM을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현제 테스트하고 있는데 기대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AI 반도체 시장 2위인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삼성전자의 HBM3가 탑재되면서 HBM 매출을 서서히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HBM3E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생산능력 부족 등으로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서 약 37조 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투자 붐을 타고 HBM과 같은 고부가 D램이 비중을 높여가는 동시에 여전히 D램 주류인 범용(레거시) D램 시장도 살아나면서 호황기 수준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서 HBM이 얼마나 더 가시적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SK하이닉스 D램 매출 전망도 점차 상향 조정될 여지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