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회장 일가, 배당소득만 53억원 규모… 전년비 30%↑골든블루 코로나19 이후 첫 매출 감소에도 배당금은 증액상여금 줄이고 배당금 늘려… 노사갈등 고려했단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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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일가가 지난해 골든블루의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받을 전망이다. 골든블루가 전년 보다 배당금을 30% 증액했기 때문이다. 유흥시장의 소비침체로 성장이 꺾인 상황에서 오너일가만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골든블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의결했다. 골든블루의 배당은 보통주 1주당 120원으로 지난해 보다 30% 늘었다. 이에 따른 배당금총액은 65억4500만원 규모다. 코로나19 이전 골든블루 배당금이 40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3년만에 배당금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번 배당금 인상이 눈길을 끄는 것은 골든블루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실적 감소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골든블루의 연결 기준 매출은 2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8% 감소한 499억원을 기록했다. 

    골든블루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코로나19 펜데믹이 있던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매출의 99.9%가 위스키로 구성된 골든블루의 매출이 꺾인 배경에는 소비침체에 따른 유흥시장의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 고물가, 소비침체로 인해 유흥이 줄어들면서 위스키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위스키 판매량도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그럼에도 배당을 늘린 것이 소액주주들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골든블루는 아직 코스닥, 코스피 기업 평균보다 배당성향이 낮다”며 “골든블루의 주주가 1700명 이상이기 때문에 소액주주를 위해서도 배당을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배당금 상향을 통해 최대 수혜를 입는 것은 박 회장 일가다. 골든블루에서 박 회장의 지분은 18.41%다. 아울러 그의 부인인 김혜자씨는 18.45%를 보유 중이고 장녀 박동영씨와 차녀 박소영 골든블루 대표이사가 각각 22.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 박 회장 일가의 지분은 총 81.65% 규모다. 

    이번 배당을 통해 박 회장 일가가 얻을 배당소득은 총 53억4300만원에 달한다. 소액주주를 고려한 배당금 상향이라는 골든블루의 설명이 무색해지는 이유다. 

    다만, 실적 감소에 따른 상여금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총 보수 18억8000만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29억8000만원을 수령했던 전년 보다 10억원 가량이 줄어든 액수다. 박 회장의 상여금이 지난 2022년 18억8000만원에서 지난해 7억8000만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골든블루의 배당 증가가 박 회장의 상여금 감소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든블루는 노동조합과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노조는 이미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 성과급에 대한 노사 측의 이견이 주요 쟁점이다. 

    결국 골든블루가 오너일가의 상여금을 낮추고 배당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오너일가의 소득을 보전하면서 노사협상에 명분을 만들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