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작황 변화…근본 해결책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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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사과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물가 상승과 관련해 "재정이나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농산물 수입 개방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물가 수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중앙은행으로서 제일 곤혹스러운 건 농산물 가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이 총재는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지만 최근 2~3개월 동안 CPI 상승의 30%가 농산물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실의 경우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 1.5%에 불과하지만 최근 CPI에 대한 영향은 18%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최근 농산물 가격변동은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인 만큼 재배면적이나 재정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이 총재는 “재배면적을 늘리고 날씨도 좋아 사과 생산이 늘면 가격 폭락으로 생산자가 어려워져 재정으로 보존해줘야 하고 반대로 기후가 나빠 생산량이 줄어들면 또 생산자를 보조해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이어 "불편한 진실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가격변동이 심할 때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그게 아니면 수입을 통해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유통구조를 개선하면 된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이 줄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해도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구조적 문제에 대해 국민적 합의점이 어디인지 생각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