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소재 내열합금 개발 가시권45년 노하우… 누적 1만대 생산10년내 독자기술 완성… 150조 시장 정조준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5년만에 누적 기준 엔진 1만대 생산을 달성했다. 2030년대 후반까지 독자기술 확보를 통한 엔진설계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2일 K-방산의 심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1사업장을 찾았다. 창원1사업장에서는 1만번째 엔진인 공군 TA-50 훈련기의 F404엔진의 출력 시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시험 조종실에서 엔진 출력을 위해 스틱을 당기자, 수평으로 고정된 F404엔진에서 섭씨 1500도에 이르는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밝은 빛의 화염은 점차 파랗고 붉은 색을 띄었다. 2m 두께의 방음·방폭 벽을 사이에 두고 지켜봤음에도 소닉붐을 일으킨 폭발음에 움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엔진 창정비 생산을 시작으로 45년간 항공기와 헬기, 선박 등에 탑재되는 엔진 등 모두 1만대를 생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3대 엔진제작사 GE, P&W, 롤스로이스와 모두 면허생산 사업을 추진하는 기록을 세우며 진입장벽이 높은 항공엔진 시장에서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 과정에서 ▲엔진 설계 및 해석 ▲소재 및 제조 ▲시험 및 인증 등 항공엔진 전반에 걸친 기반 기술과 시스템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도미사일엔진, 보조동력장치(APU) 등 1800대 이상의 엔진은 독자기술로 개발, 생산했다. 

    공군의 주력기 엔진 생산과 함께 45년 동안 총 5700대의 엔진을 유지·보수·정비(MRO)하는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엔진 설계부터 소재 및 제조, 사후 관리까지의 통합 역량을 보유했다. 실제로 창원 사업장에는 이라크에서 온 엔진이 수리 중이었다.

    김경원 창원1사업장장은 "사람도 많은 시간은 투자하면 달인이 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항공 엔진 1만대, 스페이스 엔진 약 50대를 생산하며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전했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는 이광민 항공사업부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엔진사업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는 이광민 항공사업부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시장 진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이 2029년경 약 15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은 선진국의 엔진 설계 기술을 통해 일부 부품의 국산화와 조립생산을 국내 생산했으나, 정부의 K-항공엔진 개발계획과 발맞춰 2030년대 후반까지 독자기술 확보를 통한 엔진설계에 나설 예정이다. 설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부 과제로 1만5000파운드 첨단 항공 엔진 국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국내외 우수 인력을 적극 확보 중이며, 해외 R&D 연구소, 국내 산학공동연구센터 설립과 항공엔진 설계, 시스템 고도화 투자 등 항공엔진 소재 개발 과제들을 진행 중이다.

    첨단 항공엔진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3만 파운드급 한국형 수송기용 엔진을 다양한 파생형 엔진 개발을 위해 국내 항공엔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전투기, 6세대 전투기용 엔진 개발도 추진하고 필수 핵심 선행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엔진의 핵심 기술인 ‘엔진 일체형 전기 시동 발전기(E2SG)’, 세라믹 복합소재 개발 등 선행 기술도 확보해 자주국방을 위한 미래 전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의 모습ⓒ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엔진을 점검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임직원들의 모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 최초 국산 전투기인 KF-21의 엔진 생산과 6세대 전투기 엔진의 개발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공장도 증설한다. 

    2025년까지 약 400억원을 투자해 5000평 규모로 조성하는 엔진 공장은 IT 기반의 품질관리와 물류시스템을 갖춘 스마트 공장으로 지어진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일 창원1사업장에서 홍남표 창원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엔진 1만대 출하식'을 열었다. 출하식 이후에는 KF-21에 장착할 F414엔진을 생산하기 위한 스마트 엔진 공장 착공식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마트 엔진 공장 구축으로 2030년대 중후반까지 글로벌 수준의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페이스 대표는 "육해공군, 정부 및 참여업체 모두의 힘을 모아 해외에 의존했던 항공 엔진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대한민국 항공산업과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