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LH·GH·iH에 공사비 인상 지시 중견건설, 공공사업 참여율 상승 기대무주택서민, 내집마련 장벽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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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부터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공사비 인상이 본격화된다. 이로써 공사비 갈등과 민간건설사들의 외면으로 지지부진했던 공공주택사업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공공주택 분양가 상승, 주거비 부담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인천도시공사(iH) 등 공공 발주기관에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 1차조정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행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1차조정안은 공공주택 공사비 상승분 일정부분을 공공발주처가 부담하는 것이 골자다.예컨대 LH 지분 60%, 민간건설사 지분 40%인 사업비 1000억원 규모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공사비가 100억원(물가상승률 10% 반영) 오를 경우 이중 60억원을 LH가 보전해주는 방식이다.아울러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공공기관 배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부터 감사원의 사전컨설팅을 진행한다. 컨설팅을 통해 '감사면책'을 받은 뒤 공사비 증액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컨설팅이 2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주택사업 공사비 증액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적잖은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 발주처와 건설사간 공사비 갈등으로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이에 지난해 10월 국토부는 PF 조정위원회를 10년만에 다시 열고 공사비 갈등으로 중단된 사업장 관리에 나섰다.조정위가 1차 조정신청을 접수한 결과 34건중 24건(70%)이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었다. 해당사업 공사비 규모는 7조6000억원에 달했다.건설업계에선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이 가능해지면 중견건설사들의 공공주택사업 참여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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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H는 27개 사업지에서 2만1000가구 규모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사비 인상안이 안착되면 건설사들의 먹거리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모든 공공공사가 그렇지만 특히 공공주택은 책정되는 초기예산이 적고 추후 공사비 인상도 사실상 불가능해 건설사들이 손실을 떠안는 사례가 많았다"며 "공사비 인상분만 공공이 보전해줘도 사업참여와 추진이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이 강제조항이 아니라 일단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당장 비용조정이 어렵더라도 정부가 공공발주처 스탠스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꽉 막힌 공공주택 공급도 일정부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국토부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공공주택 인허가실적은 636가구로 전년동기 7225가구대비 91.2% 급감했다.같은기간 건설사들의 공공주택 수주총액은 3000억원으로 55.1% 줄었다. 2005년이후 19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상승 외 부실시공 방지와 현장안전, 층간소음 등에 따른 규제강화로 공공부문 공사비 인상은 필연적"이라며 "공공주택을 비롯한 공공공사 공사비 증액 적용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다만 공사비 인상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층 내집 마련 진입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실제로 인천계양 등 경우 사업비가 2~3년새 30%가량 늘며 확정분양가가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은 시간이 지체될수록 발주처·시공사·소비자 모두의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라며 "공공주택 공급을 앞당기려면 기존에 중단됐던 프로젝트가 이번 정부조치를 통해 다시 본궤도에 오르는 확실한 선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