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사업다각화 차원”위닉스, 매출내 수출 비중 절반… 中판로 확대 구상1분기 현금 169억원 불과… 추가 자금조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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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이강원
    제습기 전통강자인 중견가전업체 위닉스가 플라이강원 새주인 후보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다만 플라이강원의 경영정상화까지 적잖은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만큼 추가적인 자금조달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위닉스가 선정됐다. 지난 17일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의 신주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400만주를 2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으며,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양사는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고 인수금의 10%인 20억원을 예치했다. 

    인수 예정자인 위닉스와 계약을 맺은 플라이강원은 조만간 제3차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인수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는 예비 인수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추후 이뤄질 공개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 플라이강원은 위닉스를 새주인으로 맞이하게 된다. 

    위닉스의 플라이강원 주식 취득은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위닉스 관계자는 주식 취득 목적과 관련 “사업다각화를 위한 신규사업 추진 차원”이라고 밝혔다. 

    위닉스는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기업이다. 특히 제습기 분야에서는 유수의 대기업을 앞지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닉스가 해외수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플라이강원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위닉스는 전체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등 해외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 최근 위닉스는 중국 이커머스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에도 단독 입점하며 중국 시장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중국 수도 베이징과 길림성 성도 장춘, 2022년 중국의 경제 중심지 상하이와 미식의 중심지 청두 등 4개 노선의 운수권을 확보한 바 있다. 즉, 위축된 중국 시장 판로를 넓히고 호황기를 맞고 있는 항공업을 통해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극대화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정부가 당분간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운항면허 발급을 내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항공업에 뛰어들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자금 조달 능력이다. 앞서 플라이강원의 불발된 두 차례 공개 매각에서도 인수 의향을 보인 업체들이 자금 조달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위닉스는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될 경우 인수대금 180억원 납입하고, 플라이강원의 원활한 사업운영을 위해 회사에 100억원을 대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운항증명(AOC) 재발급 등 운항 준비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백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위닉스는 코로나19로 직격타를 입으며 부진한 실적을 내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46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1% 증가했고 영업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1년 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약 750억원, 장기차입금 약 196억원 등을 따져보면 유동성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이강원도 매각가를 200억~300억원으로 원하고 있어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달 말 양사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플라이강원이 다시 비행기를 띄우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경영정상화까지 상당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