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협상결렬 선언. 파업수순 진행이달 12~17일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대형기 전환 지연에 따른 처우개선도 요구AHPU가 APU 비판하며 '노노갈등' 양상도
  • ▲ APU 조합원들이 지난 2023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DB
    ▲ APU 조합원들이 지난 2023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진행하는 모습. ⓒ뉴데일리DB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임금체계 일원화, 에어인천으로 소속을 옮기는 화물기 조종사에 대한 거액의 위로금 등 노조 요구조건들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APU는 지난달 27일 6차 교섭을 끝으로 임금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이후 이달 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12일부터 17일 오후 12시까지 조합원 110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APU는 정확한 임금협상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5~2026년 임금협상 시 대한항공과의 임금체계 일원화 및 처우 동일화에 대한 명문화 ▲합병에 따른 위로금 지급 ▲중·소형기의 대형기 전환 지연에 따른 처우개선 ▲화물부문 매각 관련 화물기 운항승무원의 고용과 처우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U는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되고 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해 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쟁점들을 살펴보면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우선 내년도 임협부터 대한항공과의 임금체계 일원화 및 처우 동일화 사안은 아시아나항공 사측이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대한항공, 나아가 한진그룹 차원에서의 경영 판단이 필요하다. 

    실제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대한항공 신규 CI 발표 행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직급, 임금, 복지 등에서 차이가 존재한다”면서 “완전 통합하기 이전 2년간 합리적인 선에서 좁혀나갈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또한 APU는 중·소형기 운항승무원 처우 개선을 위해 대형기 전환 지연수당 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 AHPU가 APU를 비판하면서 노노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AHPU가 APU를 비판하면서 노노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뉴데일리DB
    중·소형기 부기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3~4년이면 대형기 전환이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 7년까지 지연되고 있으며, 언제 전환될지 기약조차 없다는 게 APU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종사의 대형기 전환은 일종의 ‘승진’ 개념으로 보면 된다”면서 “승진이 늦어져서 수당을 달라는 건데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노조 간 ‘노노(勞勞)갈등’이 벌어지는 모습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월 에어인천과 화물기 사업 분할합병 계약을 맺으면서 오는 6월 10일까지 화물기 사업부의 물적, 인적 이관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화물기 조종사 200여명을 포함해 총 800여명의 소속이 바뀌게 된다. 

    APU는 에어인천으로 이동하게 되는 조종사 200여명에 대한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AHPU)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APU의 행보를 비판했다. 

    AHPU는 입장문을 통해 “APU는 에어인천으로 이동하는 화물기 조종사 200여명에 대해 2000억원 상당의 위로금을 요구했다”면서 “APU는 조합원 본인들만의 이익을 위해 비현실적이고 과중한 방안을 제시했으며, 회사에 채무를 전가하려는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HPU에 따르면 APU는 사측에 1인당 위로금 5억원, 공로금 3억원,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 등 총 1인당 10억원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APU와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회사의 상황을 감안하면 APU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