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책임준공 미이행 여파…현장 23% 공기 못지켜KB부동산신탁 적자 571억원 최다…신탁방식 강점 희석
  •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이 분기 기준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산되면서 책임준공 미이행 등에 따른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신탁사들의 적자경영이 이어질 경우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1분기 영업손실 총액은 58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탁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해온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 영업손실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기한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신탁사가 책임을 떠안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 통계를 보면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현장중 공기를 지키지 못한 곳 비율이 23%에 달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부동산신탁으로 적자가 571억원에 달했다. 교보자산신탁(-342억원), 신한자산신탁(-298억원) 등도 적자를 냈다.

    흑자를 낸 신탁사들도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신탁사별로 △코리아신탁 -79% △무궁화신탁 -63% △대신자산신탁 -62% △우리자산신탁 -55% △신영부동산신탁 -32% △코람코자산신탁 -44% △하나자산신탁 -11% 등은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1년만에 규모가 줄었다.

    금융계열 신탁사의 책임준공형 신탁 PF잔액은 19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PF불황 시기엔 시행사 부실이 시공사와 신탁사 연쇄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PF 옥석가리기 여파로 업계 줄도산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탁사들의 경영난으로 재건축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신탁사 경영난이 장기화할 경우 신탁방식사업 가장 큰 장점인 '안전성'이 희석된다"며 "이 경우 조합들의 재건축 추진 진입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