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집값 회복 속도… 서울 전지역 확산 기대감전세수요→매매 이동 부동산 가격 상승 일조캐피탈사, 수요 축소에 대손충당금 부담 가중
  • 부동산 가격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 캐피탈사의 경우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호가와 시세, 지역별 평균 등을 반영해 산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5억8천135만원으로 전고점을 찍은 2021년의 26억949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서초구와 용산구 등이 대체적으로 회복 속도가 빨랐지만 ▲중구 ▲강동구 ▲노원구 ▲강북구 ▲관악구 ▲도봉구 등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상승 시 고가 지역이 먼저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셋값 인상에 따른 전세수요가 매매로 옮겨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은 전체 25개구 가운데 절반이상인 14개 지역에서 전셋값이 오르며 상승 움직임이 우세했다. 신도시는 판교·동탄 등이 올랐다.

    전세수요가 중저가 아파트 매매로 몰리자 하락세가 지속되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매수 심리로 지난달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선 상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모만 4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4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지난 3월에는 은행권 주담대 증가 폭이 5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4조5000억원 규모로 9배 늘었다. 

    모처럼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올 초 제기된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숨통을 트이게 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올 3월 말 기준 6만4964가구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1.19%에서 작년 말 2.7%로 뛰는 등 올해 들어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캐피탈사의 부진의 늪은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뚜렷한 개선에는 시간이 필요한데다 정부의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늘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A0 이하 캐피탈사 11곳(M·농심·DB·무림·애큐온·오릭스·오케이·키움·한국·한국투자·롯데오토리스) 채권 중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3조7천억원으로 집계된다. 최근 PF 우려로 저등급 캐피탈채에 대한 수요가 축소되면서 차환 과정에서 금리 상승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라 수익성 및 유동성 악화가 우려된다.

    특히 A급 이하 캐피탈사는 시장 조달이 어려워 자산 매각 등으로 외형을 축소하거나 담보 제공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 중이다. 올해 들어 A+ 등급 이상 캐피탈사 채권은 2천800억원 순발행된 반면, A0 이하 캐피탈사는 발행량이 6천900억원 순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재무 안정성 우려가 커지면서 A급 이하 캐피탈사의 단기 유동성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급 이하 캐피탈사는 PF 대출 자산 익스포저가 변제순위, 입지 등 측면에서 열위에 있어 앞으로 손실 가능성이 크다. 대손충당금 추가 부담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