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로 과징금 부과대화량 비중 40%, 일간 이용자 수 1200만명활성화 기반 조성했지만, 계획차질 불가피
  • ▲ ⓒ카카오톡 오픈채팅탭 화면 캡처
    ▲ ⓒ카카오톡 오픈채팅탭 화면 캡처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향후 수익모델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카카오가 보안 취약성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 약 6만5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과징금 151억원이 부과됐다.

    개인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에서 참여자 임시 아이디가 암호화되지 않았다. 해커는 임시 아이디 뒷자리로 회원 일련번호를 알아낸 뒤 이용자 정보와 결합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카카오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이용자에게도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에 수익모델을 적용하기 위해 활성화에 집중해온 만큼 이번 사태가 뼈아프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전체 대화량에서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처 없이 익명을 전제로 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를 끈 요소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2022년 사용자 수는 2019년 대비 76% 늘었고, 같은 기간 오픈채팅 수신·발신량도 78% 증가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개방형 채팅방 이용 경험이 있는 15~49세는 평균 2.7개 오픈채팅방에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를 교류하거나, 취미·관심사가 맞는 사람과 대화하는 등 오픈채팅의 이용 목적도 명확하다.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 팬들끼리 연예인 관련 정보와 사진을 공유하는 ‘고독한○○○’ 등 커뮤니티 성격도 강화되는 추세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을 오픈채팅으로 변경했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900만명 수준에서 1200만명으로 늘어났다. 지역과 나이, 관심사에 기반한 분류를 세분화하고, 오픈채팅 Lite를 도입하는 등 이용자들을 모으고 활성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인 기반에서 비지인으로 관계를 확장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신설하는 차원에서 오픈채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오픈채팅에서 창작자와 콘텐츠, 팬으로 이뤄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며 “개설자가 참여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홍은택 전 대표도 광고를 비롯해 구독 서비스나 이벤트성 콘텐츠를 활용한 수익모델을 제시했다.

    정신아 대표는 다양한 목적에 맞는 새로운 타입의 채팅방을 신규 발굴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오픈채팅 관련 수익화 방안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앞서 오픈채팅 수익화 기반이 마련됐고, 광고 등을 통해 일부 적용된 만큼 향후 새로운 수익모델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드러나며 오픈채팅 성장세는 암초를 만났다. 지인 기반에서 비지인 중심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하려던 카카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채팅은 범죄에 악용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으면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왔다”며 “이용자들은 번호 누락과 익명성을 기반으로 보안 걱정 없이 사용해왔지만, 더 이상 안심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