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1분기 외환거래 3017억 적자강달러에 외화 부채 늘어…외환 리스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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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 강세에 시중은행들의 외환거래 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환 거래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 은행의 외환거래 손실이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2024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거래 이익에서 손실을 뺀 손익은 마이너스(-) 3017억원으로 전 분기(6484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479억원)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커졌다. 

    이는 2022년 3분기 61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최대 적자 폭이다. 

    외환거래 손익은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과 부채에서 환율 변동으로 발생한 환산 손실과 외환 트레이딩 과정의 손익 등을 합한 금액이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3508억원, 국민은행이 –773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878억원, 386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이익 폭은 줄었다. 

    지난해 국내 전체(20개) 은행들의 외환거래 손익 역시 3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8%나 줄었다. 

    은행의 외환거래 손익이 악화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때문이다. 

    2022년 말 126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장 중 1360원을 넘어서는 등 줄곧 오름세를 띠고 있다. 

    최근에는 1370~1390원을 오르내리며 연일 강세다. 지난달 16일에는 1393.5원까지 올라 1400원에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환율 상승 시 금융사의 외화 채권 부채 규모가 늘어나면서 일회성 손실로 반영되는 환산 손실이 생긴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의 갭이 확대되면서 손실 규모도 커지게 된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강달러 기조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되고 내수중심의 견조한 경제성장 기대감이 조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금리인하 움직임이 보험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해외투자와 美 대선 등 추가 상방 압력 이슈들이 유효해 달러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강달러 지속으로 은행들의 외환 리스크 부담은 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 환율이 오르면 은행 외화부채의 환산손실이 극대화되면서 은행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면서 “외화대출 등 외화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면 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 건전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이 은행의 외환 손실로 무조건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 시 은행이 외화로 차입한 자금의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환손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외화 차입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운용과 헤지 등을 통해 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기때문에 외화 환산 손실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