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원‧달러 환율 1390원대 재진입, 2개월만엔‧달러 환율, 심리적 방어선 '160엔대' 진입한일 외환당국 통화가치 하락에 적극 개입 밝혀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절대적 1강(强), 다자 약세' 

    강달러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글로벌 환율을 뒤흔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또 다시 목전에 두고 있고, 달러당 엔화값은 저지선인 160엔을 넘어서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반면 일본의 긴축 전환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뎌 미‧일 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까지 심화하면서 엔화가치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의 1400원 돌파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394.4원에 출발했다. 환율이 1390원대로 오른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6일(1394.5원) 이후 2개월 여 만이다.

    주요국의 금리인하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정책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내렸고, 영국중앙은행(BOE)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반면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연되고 있다.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요 투자은행들은 환율이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가 지연되거나 중동지역 분쟁 재점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엔화·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 약세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엔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160.82엔까지 오르며 160엔대에 진입했다. 

    심리적 방어선인 160엔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심리는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엔화가치 하락은 주로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일본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이 이렇다 할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일본은 긴축을 머뭇거리고 있어 미·일 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경제 성장률이 재차 둔화해 일본은행 입장에서 서둘러 긴축기조로 전환하기 어려운 여건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엔화 약세 심리를 기반으로 한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것이 슈퍼 엔저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가치 하락은 원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엔 간 동조화 현상이 더 짙어진 영향이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 환율인 1400원에 근접하면서 외환당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양국의 과도한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현 연구원은 “정부가 1400원선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추가 약세 시 원‧달러 환율의 1400원 안착은 불가피하다”며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해외자산 매도와 일본 은행의 공격적 긴축조치가 추진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