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화성밸브·동양철관·한국석유 등 전날 이어 급등정부 동해 석유 매장 발표에 테마주 과열 양상증권가 "탐사 초기 단계, 추가적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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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동해에 대량 석유·가스가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탐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자 관련주들이 이틀째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석유·가스 개발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평가와 더불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관련 테마로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화성밸브, 동양철관과 한국석유, 한국ANKOR유전은 전일 대비 29% 넘게 상승하며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흥구석유(18.40%%), 대성에너지(13.74%) 등 석유·가스 관련 종목들도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에도 석유·가스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지난 3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0개 중 7개가 석유 관련주였다. 동양철관을 비롯해 한국ANKOR유전,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 흥구석유, 대성에너지, 화성밸브 등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틀째 관련주들이 급등하는 건 정부의 동해 석유 가스 매장 및 시추 계획 승인 발표 영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석유·가스 개발 계획과 관련해 2027년이나 2028년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발표가 탐사 초기 단계에서 나온 만큼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탐사 시추 계획은 통상 성공 확률이 10% 내외 수준으로 간주되나 기술 개발 등을 감안해 정부는 20%로 제시했다"며 "천해가 아닌 심해이기 때문에 시추 비용 집행이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추가적으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겠으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의 우려 섞인 반응에도 시장의 수급은 관련 테마로 급속히 쏠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나서서 테마주 열풍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정부 발표가 시작된 시점부터 호실적 등 구체적인 상승 재료가 있는 종목들의 수급이 확실히 빠지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면서 "최근 국내 증시가 주도주 부재 속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