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락분 소폭 회복 흐름양극재 판가 최근 반등세 영향금리인하·신차출시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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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2차전지주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차전지주는 지속된 내리막에 한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 양극재 시장 회복세와 더불어 하반기 업황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투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5일 전 거래일 대비 6.17%(1만1800원) 상승한 2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이 종가 기준 20만 원 선을 회복한 건 지난달 27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같은 날 에코프로도 전일 대비 4.36%(4200원) 오른 10만6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에코프로 종가가 10만 원을 넘긴 건 지난달 16일 이후 14거래일 만이다. 에코프로머티(13.96%), 에코프로에이치엔(6.47%) 등 에코프로 그룹주도 일제히 반등했다.

    이밖에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3.74%(1만3500원) 오른 37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4.64%)과 삼성SDI(3.57%)도 올랐으며, 포스코퓨처엠(5.15%), 엘앤에프(2.21%), 에코앤드림(9.90%) 등 소재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2차전지주는 올해 들어 내림세를 보였다. 전기차 업황 둔화에 양극재 판가가 줄곧 내리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전망됐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적인 2차전지 양극재 생산기업인 에코프로 계열사들은 올해 들어 주가가 급락했다. 에코프로는 최근 3개월 사이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으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등 계열사 주가도 크게 내렸다.

    여기에 2분기에도 전방 수요둔화 및 리튬 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주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최근 양극재 가격이 오랜만에 반등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하반기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의 평균 수출 가격은 톤당 2만7683달러(약 3834만원)를 기록, 지난 4월 대비 45달러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만에 첫 반등세다.

    선행지표인 전구체 수입 물량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구체 수입이 늘어나면 양극재 생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전구체 수입량은 1만4000톤을 웃돌아 지난해 평균(1만5000여 톤)에 근접했다.
     
    미국 시장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미국 소비재와 국내 소비재의 강세가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점도 2차전지주 업황에 긍정적인 흐름으로 읽힌다. 

    올해 하반기 금리가 하락할 경우 그간 고금리 속 미뤄졌던 자동차 구매가 증가, 전기차 판매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 구인 건수는 805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월과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노동시장이 많이 냉각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파적이었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이후 연준이 9월에 1회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9월과 12월 총 2회 인하 전망으로 옮겨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회복 여부도 큰 변수로 꼽힌다. GM,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은 이미 전기차 신차 출시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의 공장 가동률과 소재 업체들의 납품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업황은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판매량 증가와 국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라며 "보조금 등의 정책 수혜보다는 전기차 본연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시장 성장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GM의 Equinox EV, 기아 EV3 등의 중저가 및 STLA Wagoneer S, Audi Q6/A6 e-torn 등의 중고가 전기차가 출시된다"라며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추가적인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하반기 전기차 수요 반등 속도는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에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