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올들어 리딩뱅크 탈환…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진두지휘 주효외형성장 자제하고 내부혁신… 영업그룹 확대‧성과연동 포상제 집중
  • ▲ 정상혁 신한은행장ⓒ신한은행
    ▲ 정상혁 신한은행장ⓒ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지난 1분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경쟁사들의 도전을 뿌리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숫자 중심의 외형성장보다 정도(正導) 경영을 통한 내실다지기에 공들인 결과가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단타식' 전술이 아닌 '지속성장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추진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면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고객중심 영업문화 개편과 ‘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한 이익 창출 원칙’이 놓여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경쟁 은행을 따돌리고 리딩뱅크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순이익 측면에서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뒤쳐졌지만 올해 1분기 순이익 9286억원을 거두며 1위를 거머쥐었다.  

    경쟁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하나은행 8432억원, 우리은행 7897억원, 국민은행 3895억원 순이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지만 이는 은행권 전체적인 영업 위축과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다. 충당부채를 제외하면 올 1분기 신한은행의 순이익은 약 1조2026억원 규모다. 

    신한은행은 올해 홍콩 H지수 손실보상액 등 3분기 추정 손실액까지 선제적으로 1분기 실적(충당부채 2017억원)에 반영하면서 연내 추가 리스크 발생 가능성도 차단했다. 경영안정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달성한 원동력으로 고객 중심의 영업력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정상혁 행장은 지난해 본부 부서와 전국 영업 네트워크를 개편해 영업추진 1~4그룹 체제를 출범시켰다.  

    부서장 인사제도도 손질해 확실한 성과연동 포상제도를 도입했다. 영업결과에 따라 지점과 개인에 대한 인센티브로 직접 연동되도록 개편해 영업강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목표의식을 결합시켰다. 

    덕분에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2조26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1841억원으로 9.1%나 늘었다. 

    대표적인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1분기 37.9%에서 올 1분기 36.0%로 1.9%포인트 개선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상혁 행장이 주도한 인사제도 혁신, 고객 중심 영업 현장경영 등이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데 초석이 됐다”면서 “몇 년간 영업문화를 개선하며 내적 혁신에 매진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진 만큼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왕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조직혁신 행보는 다음달 실시되는 책무구조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로 책무를 배분하고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련 책무를 담당한 임원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경영진은 그간 각종 금융사고에도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금융사고 발생 시 CEO(최고경영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어 금융권은 분주하게 시스템을 마련하는 중이다. 

    금융권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선제적으로 책무구조도를 완성했다. 주요 계열사인 카드·증권·라이프도 지난 4월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무리지었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컨설팅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책무구조도 안을 수립해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는 고도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책무구조도 점검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