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이복현·정은보 해외출장 바통터치 활발K-증시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 홍보 적극적 행보아시아·유럽 등 금융 중심지 해외투자자 유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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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들이 '밸류업 외교'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해외 '큰 손' 투자자들의 유치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그간 국내에서 주요 상장사 및 개인투자자들과 밸류업 사안을 수차례 논의한데 이어 이제는 해외 무대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금까지 금융당국 수장들의 해외 출장길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 위원장·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은 싱가포르·태국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주요 금융 중심지를 방문했다.지난해 3월 신설한 '금융국제화 대응단'의 단장으로 맡은 김소영 부위원장은 올 들어 지금까지 '세계 3대' 금융 중심지 중 하나인 싱가포르와 태국을 시작으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동남아시아(인니·베트남·홍콩)를 방문했다.김 부위원장도 뒤를 이어 정은보 이사장도 취임 한 달도 안 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후 정 이사장은 이 위원장과 함께 또다시 미국을 방문해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현지에서 이들의 행보는 비슷하다. 현재의 감독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쌓는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칼라일·모건스탠리·블랙스톤 대표 등 주요 글로벌 투자자와의 일대일 개별 면담도 가졌다. 한국의 자본시장 발전방안에 대한 현지 투자자들의 의견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연이어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데는 해외투자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결국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흥행하려면 외국인 및 기관 큰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지난해 5월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3개국, 9월에는 영국과 독일을 찾아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과 제휴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모색했지만 올해는 밸류업 홍보에 방점을 찍었다. 향후 당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납득할만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 공시 의무화 등 정책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원장은 "한국 금융 시스템은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해 전 권역 모두 충분한 위기 대응 능력을 갖고 있다"며 "높은 건전성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책적 노력이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진입과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과도 시너지를 내는 충분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자본시장의 장기적인 기업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갖고 추진할 것"이라며 "기업 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밸류업 통합 페이지 개설, 밸류업 지수 개발 등 주요 추진 계획을 공유해 국내 및 해외투자자들의 적극적 투자유치를 유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