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수시인사에 지마켓 사상 첫 외부 대표 영입인사 발탁지마켓 인수 후 3년 코앞… 고용유지 만료 앞두고 긴장감↑지마켓, 3년 내리 영업적자… SSG닷컴은 조직 슬림화 추진
  • ▲ 정형권 지마켓 대표이사.ⓒ신세계그룹
    ▲ 정형권 지마켓 대표이사.ⓒ신세계그룹
    “그야말로 천지개벽입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신세계그룹의 예고 없는 ‘물갈이’ 인사에 지마켓 안팎의 충격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정기인사에서 연임이 결정되기 무섭게 1년도 지나지 않아 대표이사를 비롯한 핵심 임원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오는 24일은 이마트가 지마켓(당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지 만 3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유지가 통상 3년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표이사와 임원진의 대거 교체는 향후 지마켓의 구조조정의 예고편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날 그룹 이커머스의 양대 축인 지마켓과 SSG닷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은 지난 3월 인사제도 정비를 통해 사장급 인사라 하더라도 ‘신상필벌’에 따라 필요한 경우 수시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마켓이다. 지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줄곧 내부 출신 임원을 중용해왔다.

    전항일 지마켓 대표는 이베이재팬, 이베이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인사로 신세계그룹 인사 이후에도 대표를 맡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연임 결정 후 10개월만에 외부인사로 교체됐다. 지마켓 대표에 외부 영입인사는 사상 처음이다.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임원은 총 3명이다. 

    이 빈자리는 모두 외부 영입 인사로 채워졌다.

    지마켓 대표이사에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발탁했다. 이어 지마켓 CPO(Chief Product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를, 신설 조직인 신임 Tech본부장에는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경쟁력있는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함으로써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는 한편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지마켓의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중이다. 지마켓은 신세계그룹 인수 당시 고용보장 조항을 넣었는데, 이는 통상 3년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오는 24일은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을 인수 계약을 체결한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거래가 만료된  2021년 11월을 고용보장의 시작점으로 보더라도 남은 기간은 5개월 남짓이다. 

    공교롭게도 지마켓은 신세계그룹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2021년 영업손실 103억원을 기록했던 지마켓은 이듬해 65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고 지난해에도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경쟁사인 쿠팡이 두자릿 수 성장을 거두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과 달리 매출 규모도 감소를 면치 못한 것. 

    지마켓 인수금액으로만 3조4400억원을 투자한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도 이런 부진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인수 당시 신세계그룹은 인수대금 3조4400원을 전액 차입금으로 가정하더라도 지마켓에서 연간 900억원의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그룹에 큰 부담이 없다는 계산을 세웠다. 

    이에 따라 신임 정형권 대표는 향후 지마켓의 수익을 극대화 시켜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인수기업에 대한 고용보장 기간의 만료라는 점은 구조조정이라는 선택의 폭을 더욱 넓일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다. 

    실제 지마켓과 함께 대규모 인사가 이뤄진 SSG닷컴은 조직 슬림화가 진행 중이다. 신힘 최훈학 대표가 영업본부장을 겸임하고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줄였다.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성장 폭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커머스 업계는 과거처럼 적자를 감수하고 외형을 키우는 전략을 취하기 힘들어졌다”며 “주요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