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 '쩐의 전쟁' 시작 … 예산 부족에 기술 초격차 우려경쟁·추격 국가들 예산도 커 … "예산 확보와 지원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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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세계 주요국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예산마저 주요국과 초격차로 벌어지며 산업 주도권과 인재를 모두 놓칠 위기에 처해있다.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AI 글로벌 기술수준지도'에서 나타난 국내 AI 기술 수준(표준점수 기준)은 주요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주요 12개 국가 중 효율적 학습 및 AI 인프라 고도화 4위(17.2점), 첨단 AI 모델링·의사결정 5위(18.3점), 안전·신뢰 AI 5위(13.8점), 산업활용·혁신 AI 6위(21.4점)을 기록하며 미국과 5.2배의 차이를 기록했다. 2위인 중국과도 4.1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정부는 글로벌 R&D(연구개발) 협력을 보다 강화해 역량을 높여갈 방침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AI 선진국과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예산마저 한참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 악화와 함께 인재 해외 반출로 이어질 수 있다.
AI 경쟁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미국과 중국은 고삐를 더 조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3월 의회에 제출한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연방 예산안에서 AI 분야에 200억달러(약 26조원)가 넘는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2년 전 예산안보다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 늘린 수준으로 주요 연방기관에 AI 연구개발과 관련 인재 채용을 지원하고 정부 서비스에 신규 AI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영국 유력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68조6000억위안(약 1경3000조원)으로 책정하면서 AI 산업 육성책인 'AI+ 행동'을 규정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지난해 AI 분야(AI 반도체 포함)에 투입하기로 한 예산만 각각 400억~500억달러(약 52조원~65조원)에 달한다.
경쟁·추격 국가들도 만만찮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이 AI 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도 모두 합치면 400억달러(약52조원)에 육박한다.
우리 정부도 최근 'K-클라우드 기술 개발 사업'에 4031억원을 투입하고, '반도체 첨단패키징 선도 기술 개발 사업'에 2744억원을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다른 국가들과는 예산 부문에서는 비교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한편, 최근 국회에서는 AI 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AI 포럼'이 창립됐으나, 원내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열린 창립식에는 300명의 국회의원 중 20여 명만 참석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중에선 탈북 과학자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과 바이오 전문가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만 모습을 보였다.
과기부 관계자는 "AI 산업에서 선두권을 지키기 위해선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투자는 불가피하다"며 "국회에서 예산 확보와 함께 관련 지원법의 신속한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