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이달 발표 예정美웨스팅하우스 탈락에 한국·프랑스 2파전수주 시 UAE 바카라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
  • ▲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맞붙는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전 결과가 이달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국이 체코 원전 수주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원전을 수출하면서 유럽 원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지난달 체코전력공사(CEZ)가 제출한 평가보고서를 심사해 이달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연말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2029년 공사에 들어가 2036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체코 신규원전 사업은 수도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220km 떨어진 두코바니와 130km 떨어진 테믈린에 각각 2기씩 총 4기 원전을 건설한다. 당초 두코바니에 원전 1기(두코바니 5호기) 건설을 계획했지만 올해 1월 두코바니 6호기와 테믈린 3·4호기를 추가해 총 4기로 건설 규모를 확대했다.

    체코 원전 수주전에는 올초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안서를 내지 못해 탈락하면서 최종적으로 한국과 프랑스가 입찰에 참여했다.

    한수원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신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을 바탕으로 체코 측의 요구에 따라 설비용량을 낮춘 APR-1000의 공급을 제안했다.

    경쟁사인 EDF의 경우 EPR-1600에 기반한 EPR-1200으로 경쟁하고 있다. 전체 전력의 70%를 원전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에 기반해 우월한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체코 원전 사업비가 최소 3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신형 원전 국내 건설 비용은 한 세트인 2기에 10조원 가량 수준이지만 해외 원전 건설비는 임직원 해외 파견과 현지 설비·자재 조달 비용 등이 반영돼 최소 2기에 15조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원전건설 수주에 성공하면 2009년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의 한국형 원전 수출로 유럽 지역에서 첫 수주라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체코 원전 수주는 유럽 원전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유럽 지역에서는 무탄소 전원 확대 필요성에 따라 원전 건설을 꾸준히 늘리는 추세다. 슬로바키아·폴란드·스웨덴·튀르키예 등은 신규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규모도 현재 396GW(기가와트) 수준에서 2050년 916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15년 만의 원전 수출로 프로젝트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면서 "그동안 원전 산업에서 수주 관련 기대감은 있었으나 실질적 수주는 없었는데 이번 체코 원전은 실제 수주로 직결되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