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5조 시프트업, 11일 상장…올 IPO 기업 중 두 번째 대어청약증거금 18.5조 몰려…넷마블·크래프톤 청약 대비 2~3배 흥행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성공적이나,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
  • ▲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프트업
    ▲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프트업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시프트업이 상장한다. 시장에선 시프트업이 대표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를 잠재우고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게임 개발업체 시프트업은 오는 1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시프트업은 모바일·PC·콘솔 등 주요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다.

    시프트업은 앞서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흥행을 거두며 상장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달 3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선 2164곳의 기관이 참여해 225.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여한 기관 투자자 전부 공모가 희망 밴드(4만7000~6만 원) 상단을 초과 제출하면서 공모가를 6만 원에 확정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예상 시가총액은 3조48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시프트업은 상장 당일 기준 코스피 상장 게임사 중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다음으로 시총이 큰 게임사가 된다.

    이어 이달 2~3일 양일간 진행한 공모청약에서는 3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18조5500억 원으로 집계, 지난 5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모았다.

    이는 특히 넷마블(7조7650억 원), 크래프톤(5조 원)의 청약증거금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장 당일 주가 향방을 놓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시프트업은 우선 이른바 '원 게임 리스크' 우려를 받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서브컬쳐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에 지나치게 편중된 매출구조가 회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리스크는 앞서 지난 2021년 상장한 크래프톤도 경험한 문제다. 크래프톤은 '배틀 그라운드'의 세계적 흥행을 발판으로 상장했지만, 이렇다 할 신작 및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실제 시프트업이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 1686억 원 중 '니케' 매출 비중은 97%로 사실상 전부를 차지한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 26일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에도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시프트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이 많지는 않지만, 대형 히트 IP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해당 IP의 신작이 나왔을 때 흥행이 어느 정도 담보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의 경우, 이미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IP 2개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니케의 경우, 지난해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일본 약 50%, 미국 약 15%, 한국 약 14%, 대만‧홍콩‧마카오 등의 지역이 나머지 약 20%를 차지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4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판매 지역의 비중은 북미 약 40%, 일본 약 17%, 유럽‧중동 약 30%"라며 "두 IP 모두 다양한 해외 지역에서 흥행한 IP임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흥행 IP를 보유한 만큼 텐센트, 소니 등 글로벌 유수의 퍼블리싱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2026년 이후 두 IP의 차기작들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시프트업은 이와 더불어 기업가치 산정 당시 체급 차가 큰 일본 게임사 3곳 카도가와, 스퀘어에닉스, 사이버에이전트 등을 비교기업으로 뒀다는 점에서도 일부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평균 39.25배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했다며 고평가 논란도 제기됐다.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32.98%에 불과한 점도 상장 당일 불안암을 키우는 대목이다. 앞서 올해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확약 물량이 45.78%로 시프트업보다 12.8%포인트가량 높았다.

    특히 2대 주주인 텐센트(Tencent)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도 거론되고 있다. 공모 후 지분율 35%에 달하는 텐센트의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로 설정돼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커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시프트업의 상장 흥행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하반기 첫 대어인 만큼, 흥행 여부에 따라 올해 IPO 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시프트업의 상장 흥행 여부가 뒤이어 상장하는 조 단위 IPO 대어들의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