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높은 증가세 … 소비는 대부분 부진고금리에 근원물가 안정 … 유류세·국제유가 변수
  • ▲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 호조세에도 내수 회복이 더뎌지며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미약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DI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3.3%→2.2%)은 연초에 높았던 증가세가 다소 조정되는 모습을 드러냈다. 광공업생산(3.5%)은 반도체(18.1%)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자동차(-1.9%)와 전기장비(-18.0%)의 감소세가 확대되면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5월 소매판매(-2.2%→-3.1%)는 승용차(-9.2%), 의복(-6.8%), 음식료품(-3.6%)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커졌다. 소비는 일부 서비스업을 제외한 대다수 부문에서 부진이 지속됐으나 해외소비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5월 설비투자(-2.2%→-5.1%)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5월 건설기성(-0.1%→-3.8%)은 착공면적 감소세가 반영돼 건축부문의 둔화 흐름이 계속됐다. KDI는 "높은 건설비용 등으로 선행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단시일 안에 건설투자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5월 취업자는 8만명으로 서비스업 둔화 흐름과 함께 건설업까지 위축되면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반면 반도체 경기가 상승하면서 수출과 생산은 긍정적인 양상을 지속했다. 6월 수출은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5.1% 기록했으나 일평균으로는 12.4%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농산물(19.0%→13.3%)의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석 달 연속 2%대를 이어갔다. KDI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근원물가 상승세(2.2%)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했으며 농산물, 석유류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품목에서 고물가 현상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근원물가 상승세(2.2%)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부터 시행되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향후 석유류 가격에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전반적인 안정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에서는 신규공급이 축소되며 전월세 가격 상승 폭이 다소 확대돼 수요 둔화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의 위험요인도 상존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