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스·유고브, 미국인 3500여 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광고의 핵심 요소는 유머"칸 라이언즈도 '유머' 카테고리 신설, '유머' 관련 출품작 전년 대비 48% 증가"유머, 브랜드와 소비자 간 연결 지속시켜주는 힘 있어"
  •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고, 가장 오랫동안 기억하는 광고는 어떤 광고일까? 이에 관한 데이터가 공개됐다.

    10일 마케팅·혁신 컨설팅 회사 스파이크스(Spikes)와 데이터 분석 회사 유고브(YouGov)가 미국 성인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광고의 핵심 요소는 놀라움이나 기발함, 참신함이 아닌 유머(humor)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파이크스와 유고브가 참가자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광고'가 무엇인지를 묻자, 많은 사람들은 버드와이저(Budweiser)의 'Frogs(개구리들)' 캠페인(D'Arcy Masius Benton & Bowles 대행), 가이코(Geico)의 'Caveman(케이브맨)' 캠페인(The Martin agency 대행), 웬디스(Wendy's)의 'Where's the beef?' 캠페인(Dancer Fitzgerald Sample 대행)과 같은 재밌는 광고들이 주로 언급됐다.
  • 고든 유클러(Gordon Euchler) 스파이크스 공동 창립자는 "모든 시대를 초월한 광고들은 몇 주, 몇 달이 아닌 수십 년 동안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광고에서 두드러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유머"라고 강조했다.

    광고 속 유머의 부활은 지난 6월 열린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도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몇 년 동안 광고 속 유머가 많이 줄었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유머를 활용하는 광고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칸 라이언즈는 올해 '유머'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칸 라이언즈 측은 '유머' 카테고리에 대해 "이 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재치와 풍자를 사용해 즐거움을 주고, 기억에 남는 웃음을 통해 오디언스와 연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머'를 활용한 광고 캠페인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칸 라이언즈 전체 출품작 2만6753개 중 '유머' 태그가 붙은 작품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약 1330편(전체 출품작 수의 약 5%)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한 미국과 영국 광고 캠페인의 75%는 유머를 활용했다. 이는 지난해 52%에서 약 23% 증가한 수치다.
  • 올해 브랜드 익스피리언스&엑티베이션 라이언즈(Brand Experience & Activation Lions) 그랑프리를 받은 팝 타르츠(Pop-Tarts)의 'The First Edible Mascot(최초의 먹을 수 있는 마스코트)' 캠페인(웨버샌드윅 뉴욕(Weber Shandwick, New York) 대행), 소셜&인플루언서 라이언즈(Social & Influencer Lions) 그랑프리 수상작인 세라비(CeraVe)의 '마이클 세라비(Michael Cerave) 캠페인(Ogilvy PR, New York 뉴욕), 오디오&라디오 라이언즈(Audio & Radio Lions) 그랑프리를 받은 스펙세이버스(Specsavers)의 'The Misheard Version(잘못 들린 버전)' 캠페인(Golin, London 대행), 크리에이티브 효과 라이언즈(Creative Effectiveness Lions) 그랑프리인 하인즈(Heinz)의 'It has to be Heinz(하인즈여야만 해)' 캠페인(Rethink Toronto 대행)도 유머를 광고의 핵심 요소로 사용해 주목 받았다.
  • 더 많은 광고들이 유머를 활용하고 있고, 유머를 활용한 광고들의 효과가 더 좋았다는 방증이다.

    광고 에어전시 프리처(Preacher)의 공동 창립자인 롭 베어드(Rob Baird)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코미디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좋은 도구"라며 "사람들은 재밌는 엔터테인먼트를 늘 갈망한다. 유머는 귀여운 동물 동영상과 함께 사람들이 친구들과 가장 자주 공유하는 콘텐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클러 스파이크스 공동 창립자는 "유머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 연결을 지속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을 더 많이 웃게 만들고, 사람들이 더 널리 공유할 수 있는 광고가 결국 브랜드와 소비자 간 깊은 연결을 가능케 해준다는 것이다.
  • 국내에서도 유머를 핵심 요소로 활용한 광고 캠페인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회자되며 브랜드와 소비자를 끈끈하게 연결해주고 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신구의 대사로 종전의 히트를 기록한 롯데리아의 크랩버거 광고(2002년, 대홍기획 대행)는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롯데리아를 대표하는 광고 캠페인으로 불리며, '왕뚜껑 소녀' 캐릭터로 히트를 친 팔도 왕뚜껑 광고(2005년, 코마코 대행)도 오래 사랑 받았다.
  • 롯데웰푸드 '돼지바'의 '빨간봉다리 깠어' 캠페인(2014년, 대홍기획 대행)은 몬더그린 현상(어떤 단어·문장의 발음이 다른 의미나 언어의 발음으로 들리는 현상)을 차용해 '돼지바'의 빨간 포장지를 유머러스하게 강조하며 '시대를 앞서간 광고'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안정환과 최현석이 출연한 캐논 광고(2015·2016년, 돌고래유괴단 대행)는 파격적이고 유머러스한 반전을 선보이며 뻔한 광고 공식을 깬 '레전드 광고'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