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연방 차원 보조금·대출금 집행 일시 중단영향 받는 보조금·대출금 규모 수조 달러 이를 듯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韓 반도체 기업 보조금 영향 가능성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이애미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8일(현지시간) 연방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집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미국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받기로 했던 보조금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매슈 배스 백악관 관리·예산국 국장 대행은 27일 각 정부 기관에 보낸 메모에서 미 동부시간 28일 오후 5시부터 연방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2쪽 분량의 메모에는 동결 대상에 해외 원조와 비정부 조직을 위한 자금도 포함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연방 차원의 각 보조금과 대출 프로그램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2월10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각 기관에 지시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정책 기조였던 'DEI(다양성·공평성·포용성) 이니셔티브'를 연방 차원에서 금지한다는 취지다.

    또 청정에너지 관련 지출을 제한하는 등 내용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부합하지 않는 보조금은 폐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는 연방 차원의 보조금과 대출 규모는 수조 달러(수천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에 따르면 연방 정부는 2024 회계연도에 거의 10조 달러를 지출했고 그 중 3조 달러 이상이 보조금과 대출 등 재정지원에 사용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한국 반도체기업들의 보조금 등에도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미국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추진 중이다. 

    백악관이 각 정부 기관에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을 답하라고 요구한 보조금·대출 사업 리스트에 '반도체 인센티브 프로그램', '청정 차량을 위한 세액 공제', '첨단 제조·생산 세액 공제', '혁신적 에너지를 위한 연방 대출 보증' 등 한국 기업들의 이해가 걸린 것으로 보이는 사안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와 대출 또는 보조금 관련 계약을 이미 마친 상태다. 이번 메모는 보조금 집행 중단을 "적용가능한 법률 하에서 허용되는 수준으로" 시행토록 하고 있어 보조금 지급 중단 여부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미 의회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중이다. 

    공화당 하원 의원 톰 엠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을 이행하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 상태를 흔들어 놓기 위해 선출됐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보조금 등의 일시 집행 중단이 불법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미국인은 끔찍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들에 보낸 서신에서 29일 대응책 협의를 위한 비상 의원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