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 선반 짐에서 화재 시작" 승무원 내부 진술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 잦아 부산소방재난본부, 항철위와 합동 감식 일정 협의 중
  • ▲ 28일 오후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홍콩행 항공기 BX391편 화재가 뒷좌석 승객 짐에서 시작됐다는 승무원 내부 진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항공기 승무원은 항공기 뒤쪽 주방에 있다가 닫혀 있던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보고 관제탑으로 "계류 중인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또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어부산 보고서에는 당시 기내에서 근무 중이던 승무원이 “항공기 좌석 28열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에서 화재가 추정”된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겼다. 

    승객들도 "선반 내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취지로 진술 중이다. 

    해당 항공기 한 승객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 하고서 소화기를 들고 왔는데 이미 연기가 자욱하고 선반에서 불똥이 막 떨어졌다"며 "'타닥타닥' 소리에 대해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 그런 게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연기가 난 선반 인근 좌석에 앉았던 30대 부부는 "연기가 났을 때 승무원이 '고객님 안에 뭐 넣으셨어요?'라고 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연기가 확 퍼졌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객이 기내 수하물로 오버헤드빈에 넣은 보조 배터리가 압축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했다.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는 국내 항공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8일에는 아시아나항공 김포발 제주행 OZ8913편 항공기의 기내 선반 안에 있던 가방 속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사무장이 승객의 가방을 꺼내 초동 조치했고, 부사무장이 이 가방을 소화 전용 용기에 넣고 진압을 마쳤다.

    지난해 7월11일에는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공항에 접근 중이던 이스타항공 ZE512편에서 한 승객이 보조배터리 2개를 연결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승무원이 연기를 확인한 즉시 물을 부어 화재를 진압했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고, 29일 9명의 조사관 중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철위는 화재가 발생한 HL7763 항공기(A321-200 기종)에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국토부 항공기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항공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