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17일 이사회SK(주) 18일 이사회… 합병안 논의SK에코, SK머티 자회사 편입SK IET 일부 매각, 계열사 축소인적개편 병행, 연말까지 계속
  • ▲ SK서린빌딩ⓒ뉴데일리DB
    ▲ SK서린빌딩ⓒ뉴데일리DB
    SK그룹이 대대적인 리밸런싱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시작으로 전 계열사가 재편 대상에 오른 만큼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각각 임시 이사회를 열고 양 사간 합병안을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이 실적 부진이 길어지자 SK E&S의 현금 창출력을 더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자산총액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관건은 합병 비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지주사인 SK㈜는 SK E&S의 지분 90%, SK이노베이션의 36.22%를 쥐고 있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SK E&S의 가치가 높을수록 신설 합병법인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민연금이 6.28% 지분으로 2대 주주에 올라있다. 또 개인투자자들도 2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SK E&S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시로버츠(KKR)에 3조13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 상황이라 양 쪽 모두 납득가능한 합병비율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의 이사회 다음날인 18일에는 SK㈜도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SK스퀘어, SK텔레콤, SKC 등 주요 계열사들도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을 발전시킨 경영계획을 완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마련,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합병 과정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가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SKIET 등 1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앞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름도 모르는 계열사들이 이렇게 많은 건 말이 안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분리막 제조로 알짜 자회사인 SKIET의 경우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2조원에 육박하는 지분을 팔아 리밸런싱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개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그룹은 실적이 부진했던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대표를 연거푸 갈아치웠다. 연말 정기인사까지 기다려줄 수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된 만큼 대규모 인사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대대적인 리밸런싱이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 계열사 합병과 매각을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들도 설득해야 하고 자금 마련에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사업 재편이 계속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