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바짝 졸라 맨다… 냉방가전 매출 제자리역대급 무더위 속에서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고전 중고물가, 고금리에 소비침체 장기화… 가전 매출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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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하이마트
    연이은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도 냉방가전 매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가 최대 성수기를 맞이하는 냉방가전 시장에도 예외 없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의 최근 매출은 전년 수준만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다. 올해 역대급 무더위에 따른 냉방가전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전양판점의 냉방가전 매출은 전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달 에어컨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했지만 냉방가전 전체로 보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전자랜드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전자랜드의 최근 냉방가전 매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들은 이달 들어 장마가 본격화됐지만 냉방가전은 매출은 여전히 제자리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냉방가전을 통한 반등의 찬스를 모색하던 가전양판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침체, 전기요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이상 폭염에도 냉방가전의 매출이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가계 가처분소득의 감소가 무더위에도 냉방가전 구매 없이 버티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가전업계에서 장마는 냉방가전의 최대 변수로 꼽아왔다. 습도가 높아질수록 더위에 따른 불쾌지수가 치솟기 때문이다. 장마 전후로 에어컨 등의 냉방가전 매출이 치솟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 물가가 급증하면서 소비침체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당장 생필품에 따른 지출이 늘어나면서 냉방가전부터 줄이기 시작한 것. 역대급 장마와 폭염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최근 들어 가전양판점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왔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은 5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앞선 지난해 매출도 2조6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줄었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7.0% 감소한 5998억원에 그쳤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전양판점을 찾는 발걸음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고가의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줄면서 저렴한 가성비의 PB제품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도 비슷한 배경에서다. 다만 아직 폭염에 대한 냉방가전 매출의 기대는 아직 유효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마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주춤 하지만 통상적으로 장마 이후 무더위가 시작되기 때문에 에어컨 수요가 점차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