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신한 은행권 주담대 금리 줄인상인위적 금리 조정에 은행 '이자장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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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은근슬쩍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은행권에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주문하자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금리가 내려가는 가운데 대출금리만 올라가고 있어 은행의 이자이익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강력히 비판했으나 금융당국의 미흡한 정책 대응으로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자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식으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출 실수요자 위주의 금융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 압박에 은행권 대출 금리 잇달아 인상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변동·혼합형(고정)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도 22일부터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중 기준금리 5년 변동 상품의 대출금리를 0.2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아파트 외 주담대 중 기준금리 5년 변동 상품 금리는 0.15%포인트 올린다. 또 전세자금대출인 우리전세론 2년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도 0.15%포인트 상향조정한다. 

    국민·우리·신한은행 모두 이달 한 차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했지만 또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데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을 우려해 은행권에 관리 강화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중금리가 내리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를 한번에 많이 올리는 것은 눈치가 보일 것”이라며 “향후 은행들이 점진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오락가락’ 정책에 은행권 '어부지리', 부담 가중되는 차주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정책 엇박자를 내고 있어 은행권과 차주(대출자) 등에 큰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당초 이달 도입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오는 9월로 돌연 연기하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다. 전세대출 수요자들까지 규제가 강화되기 전 막차타기 행렬에 동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조치를 강화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의 고삐를 바짝 당기기 시작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지난 3일 부행장 간담회를 소집했다. 이어 지난 15일부터는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이 DSR 규제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줄곧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장사를 비판해 온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을 종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수입 기준인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만 크게 불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분간 예금금리가 하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며 은행권의 어부지리식 '이자장사'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