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 사퇴, ‘트럼프 대세론’ 더 커져트럼프 당선되면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가능성 높아매분기 급증하고 있는 미국향 화장품 수출에는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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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뷰티가 미국에서 승승장구 중인 가운데 올 하반기 미 대선 이슈가 변수로 떠올랐다. 당선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목됐지만,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대세론’이 형성되면서 대선 판을 뒤엎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우리나라 경제에는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현재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도입하겠다는 공약 때문이다.

    최근 들어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가 특히 ‘트럼프 리스크’에 긴장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달러) 수치를 3년 만에 뛰어넘은 성과다. 

    화장품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중국이 12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14.1% 감소했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무려 61.1% 증가한 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화장품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존 연간 최대치는 2021년에 기록한 92억2000만달러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변수로 떠올랐다. 10% 관세가 적용되면 수출에는 큰 타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4월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관세정책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보편적 관세 10%를 부과 받으면 연간 수출액이 152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에 따른 미국의 무역 제재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과거 미국이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 제재를 강화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7∼2018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추진과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 시행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도 미 대선 향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 결과 이후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여러가지 국제 정세와 환율, 물류비 등 여건도 함께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 코스맥스와 같은 화장품 ODM(제조사개발생산)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직접적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으로 제품을 직수출하는 것이 아닌,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만드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화장품 ODM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고객사 제품이다보니 관세에 해당하는 비용들도 계약마다 다르겠지만 고객사 비용”이라며 “제조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영향으로 미국향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제조사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뷰티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10% 관세 부과 정책이 실행된다면 화장품 산업 전반이 영향을 안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