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입 킥스비율 관리 고심… 1년만 시장 조달완판 행진 신종자본증권서 후순위채로 선회… 이자 절약 효과
-
교보생명이 다음달 6일 50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1년 만에 자본성증권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것은 하락세인 신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관리용으로 풀이된다.22일 NICE(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다음달 6일 5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신용등급 평정을 받았다. 이 채권의 만기는 10년이다.◇킥스 비율 관리용 자본확충… 경과조치 효과 소멸 대비교보생명은 국내 '빅3' 생명보험사로 시장 지위가 안정적이다. 당장 유동성 문제도 없다.그러나 킥스 체제 적응이 골칫거리다. 킥스는 지난해 보험사 새 회계제도(IFRS17)와 함께 도입된 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다.교보생명의 킥스 비율은 200% 이상으로 당국 권고치를 웃돈다. 하지만 비율이 악화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나신평은 "1분기 중 보험부채 할인율 관련 규제 등으로 인해 킥스 비율이 저하됐다"며 "안정적 이익창출력, 경과조치 적용 등 적절한 규제대응능력을 바탕으로 현 수준의 자본 적적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향후 경과조치 효과 경감,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으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고 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이 상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교보생명의 킥스 비율은 올해 1분기 238.9%로 지난해 말 대비 26.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평균은 243.5%에서 234.9%로 10.0%p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교보생명의 비율 악화세가 두드러진다.처브라이프(51.1%p) DB생명(35.9%p) AIA생명(32.6%p) KB라이프생명(26.0%p)에 이어 4번째다.교보생명은 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경과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경과조치는 킥스 비율이 규제 수준을 지키지 못 해도 시정 조치를 일정 기간 유예해주는 제도로 신청 보험사에 한해 적용한다.교보생명은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환경 하에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 전략적 목적으로 경과 조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경과조치 효과를 걷어내고 살펴본 킥스 비율은 더 심각하다. 올 3월말 175.8%로 지난해 말 대비 18%p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과조치 신청 생보사의 적용 전 평균 킥스 비율은 8.6%p 하락했다.2분기 킥스 비율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제도가 강화된 영향이다. 정확한 2분기 비율은 다음 달 중순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다.◇신종자본증권 아닌 후순위채 발행… "조달비용 1%라도 아낀다"자본이 늘어나면 킥스 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킥스 도입 전부터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선제적 자본확충에 힘써왔다. 이번 조달 역시 킥스 관리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 대흥행을 거두고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신종자본증권을 2021, 2023년 각각 한 차례 발행했던 교보생명이 이번에는 후순위채를 선택한 배경은 조달비용 절감으로 보인다.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모두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해야 해 금리가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발행해야 장기간 나가는 이자 지급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신종자본증권은 만기까지 전액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대신 이자율이 후순위채 대비 통상 1~2%p가량 높다.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하 남는 시점이 되면 매년 발행금액의 20%씩 자본에서 차감된다. 향후 자본 인정물량이 줄어들더라도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의지가 엿보인다.한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새 제도 도입 후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보생명은 업계 지위나 경쟁력이 탄탄해 이번 발행에서도 투자 수요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