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피부과 시술 집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연구개발 매진뷰티 디바이스 관련 특허만 80여개 출원불편한 부분은 바로 개선, 수많은 논문 연구해 에이피알만의 기술 구축
  • ▲ 신재우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R&D실 실장. ⓒ서성진 기자
    ▲ 신재우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R&D실 실장. ⓒ서성진 기자
    ‘pick플’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획하는 유통인들을 문은혜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제품 하나, 서비스 하나에 녹아있는 유통인들의 피, 땀, 눈물을 담아봅니다.<편집자주>

    “뷰티 디바이스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은 음악을 작곡하는 것과 비슷해요. 멜로디와 리듬, 화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음악이 나오듯이, 뷰티 디바이스도 전압과 전류, 주파수 이 세 가지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됩니다.”(신재우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R&D실 실장)

    집에서 관리하는 ‘홈 뷰티족’이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피부과에서 받는 고가의 시술은 부담스러운 이들이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하면서 뷰티 디바이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첫 뷰티 디바이스인 ‘더마 EMS’ 출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누적 200만대 넘는 뷰티 디바이스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했다.

    에이피알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판매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구 개발’이 있다. 의공학, 전자공학 등을 전공한 25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에이피알 디바이스 R&D 센터’(ADC)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신재우 실장이 이끄는 ADC는 비슷한 성능의 제품들이 출시되며 갈수록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쌓인 구매 고객들의 피드백과 수많은 논문 연구를 통해 자체적인 기술력을 구축했다.
  • ▲ 고주파 디바이스 ‘에이지알 울트라 튠 40.68’. ⓒ에이피알
    ▲ 고주파 디바이스 ‘에이지알 울트라 튠 40.68’. ⓒ에이피알
    특히 지난 5월 선보인 ‘울트라 튠 40.68’은 그 결실 중 하나다. 고주파를 활용해 피부 콜라겐을 부스팅하는 시술은 지금까지 피부과에서만 가능했지만, 에이피알은 6년 넘게 연구한 끝에 이를 집에서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신재우 실장은 “울트라 튠은 기존에 뷰디 디바이스를 사용하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의 불편한 지점을 개선하면서 나온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제품들은 전기 자극을 피부로 잘 전달하기 위해 전용 젤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했다”며 “그러나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이것이 번거로운 과정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젤 없이도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한 것”이고 말했다.

    신 실장은 다양한 논문을 스터디 한 끝에 젤이라는 전도체 없이 전기가 피부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고주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대형 레이저 기기가 아닌 이상 작은 디바이스로 고주파를 구현해내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던 것. 그는 “이전에 참고할 만한 사례도, 제품도 없다보니 맨땅에 헤딩하듯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1억원 대의 고주파 의료기기를 홈 디바이스로 구현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출력 문제로 인해 전원을 꽂아야 쓸 수 있는 형태까지 개발에 성공했지만 내부에서 ‘사용감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은 것. 이에 코드 필요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연구에 들어갔다. 가격을 30만~40만원대로 떨어뜨려야 하는 것도 과제였다.

    신 실장은 “저렴하면서도 작고 가벼운 형태로 고주파 기기를 만든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며 “검증된 국산 부품을 사용하기 위해 협력사들과 작은 것까지 직접 개발하는 등 과정을 거쳐 6년 만에 결국 자체 기술력으로 울트라 튠을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 ▲ 신재우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R&D실 실장. ⓒ서성진 기자
    ▲ 신재우 에이피알 뷰티 디바이스 R&D실 실장. ⓒ서성진 기자
    연구 및 기술 개발에 진심인 에이피알이 이러한 과정 속에서 출원한 특허만 80여 개다. 카피가 아닌 원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숫자다.

    신 실장은 “에이피알의 원천기술을 쉽게 따라가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들이 따라와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시장이 더 커지기 위해서 적당한 자극과 건강한 경쟁은 꼭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DC를 중심으로 한 에이피알의 기술 개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초음파를 활용한 신제품 ‘하이푸’ 출시를 준비 중이고, 피부에서 카테고리를 확장해 신체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 실장은 “안티에이징 기술이 소수가 아닌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며 “제품 하나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