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엔비디아 급락에 국내 반도체주 하락'20만 닉스' 두달만에 반납, 장중 19만원도 무너져 AI반도체 성장성 한계·업황 빅싸이클 지속 전망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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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미국 기술주들의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AI 반도체 관련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랠리가 사실상 고점을 찍었다는 이른바 'AI 회의론'이 등장하면서 AI 열풍 과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4% 하락한 2710.65p에 장을 마쳤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대형 반도체 종목들의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87%% 떨어지며 낙폭이 가장 컸다. 이날 하이닉스는 장중 9% 이상까지 내려가며 두 달 만에 20만 원선을 반납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도 전일 대비 각각 1.95%, 5.51% 하락 마감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을 담고 있는 KRX 반도체지수는 전일 대비 5% 이상 떨어진 3,988.45를 기록했다. KRX 반도체지수가 4000선 밑으로 하회한 건 올해 3월 20일(3,994.93) 이후 처음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역대급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미국발 증시 충격에 주가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반도체 투심이 찬물을 끼얹은 것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실적이었다. 알파벳의 2분기 실적 자체는 좋았지만 'AI 수익성' 우려가 제기되며 5% 이상 급락했다. 이에 AI 관련주 하락을 촉발시키며 엔비디아 6.80%, 메타플랫폼스 5.61% 등 크게 떨어졌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하락세에 국내 투자자들도 반도체 주가 반응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M7' 중 두 업체의 실적이 불안을 유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 주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다른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알파벳,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M7) 주가 급락에 따른 투매 현상 출현 등으로 하락 출발할 것"이라며 "다만 이 두 업체 이슈는 전날 국내 증시에 일정 부분 반영된 가운데 국내 개별 실적 이슈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연출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AI 수익성' 우려에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AI 열풍이 고점에 달한 데다 엔비디아 등 일부 하드웨어 제조 업체를 제외하면 캐파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구글이 AI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분기별 약 16조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성과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AI 회의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짐 코벨로 분석가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생성형 AI는 높은 비용이 무색하게 유용한 사용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유용성이 떨어지는 부문에 과잉 투자는 보통 부정적인 결과로 끝맺음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AI 반도체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AI칩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제한된 공급 여건을 감안하면 업황 빅사이클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AI 모멘텀과 상승세를 같이 해 온 M7 모두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며 “결국 AI 산업의 주요 과제인 AI 엔드마켓(최종 소비자 시장) 수익시점을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그간 고금리 환경도 무시했던 AI 투자 사이클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오른 것도 있고 시장 기대치가 높아진 덕분에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나지 않으면 주가가 잘 안 오를 수 있다"며 "지금은 일시적 조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