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만 업무복귀 결정"준법 투쟁 병행하겠다"노조 합병-국회 연계 등 확전 채비'상시 리스크' 우려
  •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5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가 현업에 복귀한다. 다만, 파업 철회가 아닌 장기전 돌입을 위한 일시적인 조직 점검 차원이어서 노조 리스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2일부터 현업에 복귀한다. 전삼노는 지난달 8일 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총파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달 29일 사흘간 사측과 벌인 집중교섭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 손실을 상당히 본 것으로 전해진다. 참여정도와 직급에 따라 200~500만원까지 불어나는 등 손실 규모가 커지자 출구 전략을 모색한 셈이다.

    전삼노는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오늘부터 복귀해도 되고 출근하더라도 게릴라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때 일하다가도 나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게릴라식 파업 외에도 디지털 기록매체 복원 대응 지침, 녹취 및 채증 투재 등의 내용을 담은 상황별 대응 메뉴얼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전삼노는 제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과의 통합도 추진한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노조와 흡수통합을 통해 다음주부터는 전삼노가 제1노조가 된다"면서 "순서상으로나 규모상으로나 전삼노가 1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총파업 전 2만8000여명 수준이었지만, 이날 기준 3만6341명으로 8000여명 늘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약 12만5000명의 30% 육박한다. 파업을 통해 사측에 만족한 만한 협상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전삼노 입지만큼은 확보한 셈이다. 강경노선을 고수하는 전삼노의 대척점에 선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2만명 안팎으로 전해진다.

    전삼노의 대표교섭 노조 지위는 오늘 5일 종료된다. 6일부터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개별교섭을 요구하면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3~4개월 가량 소요된다.

    손 위원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새로 교섭권을 얻어야 하는 기간 중 잠시 파업권을 잃은 뿐 이후 다시 교섭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불시에 돌입하는 게릴라 파업이나 개별적인 파업 챌린지 등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삼노는 오는 5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이슈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나 정치권과의 연대도 모색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생산 공정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예측할 수 없는 노조 리스크는 감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파업이 장가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레거시(구형) 반도체 라인을 중심으로 부담이 누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