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티몬캐시' 충전 후 사용 안 했다면 "환불 대상 아냐"… 약관 걸림돌SGI서울보증에 고객이 직접 보험금 심사 청구·심사 후 수령… 수 개월 소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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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 여파가 보험권까지 미치고 있다. 티몬의 선불충전금 '티몬캐시'가 지급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증보험사에서 최대 10억원 규모 보상에 나선다. 그러나 모든 피해 고객이 전액 환불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티몬캐시를 충전만 하고 사용하지 않았다면 일부 금액만 환불 대상이기 때문이다.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티몬이 티몬캐시 지급보증보험 계약을 맺은 SGI서울보증은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금 청구 절차와 필요 서류를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할 예정이다.각 피해 고객이 직접 서울보증에 채권신고 등 보험금을 청구하고 심사 후 대상으로 확정되면 보상이 이뤄진다.서울보증은 피해 고객이 빠짐 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30일 이상 접수 창구를 열어둘 계획이다. 보상 관련 문의가 빗발치자 서울보증은 홈페이지에 담당 부서 전화번호와 다수 접수된 질문을 게시했다.◇충전만 한 고객 어쩌나… 티몬캐시 환불 약관 걸림돌지난 6월 30일 기준 티몬캐시 잔액은 5억6096만원이다. 지급보증보험 보상 가능금액은 10억원으로 당초 모든 피해 고객이 전액 보상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캐시로 물품을 구입했으나 받지 못했다면 절차 상 보험사에서 미수령 사실을 확인한 뒤 전액 보상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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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상 조건을 살펴보면 일부 고객은 전액 보상 대상이 아니다. 티몬캐시를 충전만 해 놓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서울보증의 보상심사는 티몬 전자금융거래 이용약관에 기반한다. 이에 따르면 이용자가 보유한 티몬캐시의 60%이상(최종 충전시점 기재금액 기준)을 사용해야 잔액에 대해서만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 1만원 이하라면 80%이상 사용해야 한다.예를 들어 티몬캐시 100만원을 충전한 고객이 1원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애초에 환불 신청 대상이 아니다.◇보증보험사 "최대한 소비자 보호에 도움되도록"… 전 금융권 한 마음서울보증은 "아직 보험금지급심사를 개시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금융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전 금융권에서 한마음으로 금융 소비자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보증보험사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다만 물품 수령 사실 등을 티몬에 정보를 요청해 확인하는 절차와 전체 보상액 집계가 필요해 보상 개시까지는 수 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10억원의 보상 한도가 5억원대의 티몬캐시 잔액을 웃돌지만 티몬캐시 사용 후 물품 미수령 고객의 피해액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보증은 총 피해액이 10억원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보험금 심사를 통과한 총 보상금이 10억원을 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 만약 총 피해액이 10억원을 초과하면 각 피해 고객에 비례 보상이 이뤄진다.한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개별 청구와 집계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총 보상액이 1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는 않고 보상 규모로 볼 때 보험권 리스크로 판단되진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불충전금 환불에 관한 규정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