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디자인 흡족31분 완충, 500km 거뜬아이페달, 스마트 회생 '감탄'보조금 받으면 3300만원
-
기아가 첫 보급형 모델로 선보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가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에 첨단기술, 넉넉한 주행거리 등 최고 성능을 갖춘 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 2030의 첫차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지난달 EV3 시승행사에 참석한 기자는 롱레인지의 81.4kWh 배터리가 탑재된 GT라인 모델의 시승차를 타고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에서 강원도 속초 롯데리조트까지 3시간여에 걸쳐 약 200㎞를 주행했다.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이나 방전 등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이내 내려놓을 수 있었다. 넓은 실내공간과 첨단기능에서 탑승자의 운행 편리성을 극대화하고자 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디자인과 가격 면에서도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첨단기능 덕에 ‘피로도↓ 편리함↑’기아가 전기차 대중화 전략의 핵심 모델로 선보인 EV3는 지난 23일 고객에 인도를 시작했다. 지난 5월 공개 이후 빠르게 사전 예약 1만대를 돌파한 EV3는 최첨단 편의 기술과 넉넉한 주행가능 거리 등 높은 상품성을 지니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갖춰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을 극복할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
우선 EV3는 콤팩트한 외모와 달리 중대형 SUV에 버금가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차량 앞쪽 실내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공조시스템 설계를 바꿨고, 내부 도어 구동 방식도 회전식에서 여닫이식으로 변경해 탑승자를 위한 공간을 최대한 넓혔다. 시스템 내 공기가 다니는 경로를 단순화해 소음과 전력 소비를 낮춘 것도 특징이다.넉넉한 공간에 심적 여유를 얻은 데다 ‘아이(i)페달 3.0’,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 등 첨단기술을 체감하니 운전의 즐거움이 배가 됐다. 현대차그룹 모델 중 최초로 EV3에 적용된 아이페달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활용한 결과 서울에서 양양까지 고속도로 주행에서 브레이크페달은 거의 밟지 않아도 됐다.아이페달은 가속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 정차까지 가능한 기술이다. 다른 전기차는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해당 기능을 쓸 수 있어 덜컥거림이 심하고 멀미를 유발하곤 했지만, EV3는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어 멀미 걱정이 크게 덜어졌다.역시 EV3에 현대차그룹 처음으로 적용된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앞 차량과의 거리, 내비게이션 등 정보를 활용해 자동 감속하는 기능으로 도심 구간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 운전의 피로를 덜고, 감속 등 상황에서 회생제동으로 배터리 효율을 끌어올리는 장점을 갖고 있다.◆가격 경쟁력 겸비…EV 대중화 앞장운전 습관에 따라 도달할 수 있는 최대·최소 주행가능거리를 표시해주는 ‘주행가능거리 가이드’도 EV3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기술 중 하나다. 전비에 도움이 되는 운전을 하면 초록색 게이지가, 반대 경우에는 주황색 게이지가 올라 전비 상황을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이날 기자는 전체 200여㎞ 구간에서 롱레인지 19인치 휠의 복합연비 5.1㎞/kWh보다 더 높은 7.1㎞/kWh를 기록, 시승회 참가자 기준 ‘톱5’에 들었다. 반자율주행 기능의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과 아이페달, 스마트 회생 시스템 등 첨단기술에 의존한 덕으로 생각된다.
-
넉넉한 주행거리도 EV3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81.4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1회 완충 시 최대 501㎞ 주행할 수 있다. 350kW급 충전기로 배터리 잔량을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하는 데에는 최대 31분이 소요된다.EV3의 실구매 가격은 3000만원대에 책정됐다. 스탠다드 판매가격(보조금 적용 전 기준)은 3995만원, 롱레인지는 4415만원부터로, 가장 저렴한 스탠다드 에어트림을 서울에서 산다고 가정하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적용 시 3300만원 가량에 구입 가능하다.정다현 국내상품1팀 매니저는 “EV 대중화에 앞장서기 위해 실구매 가격이 최소 3000만원부터 시작하도록 책정했다”며 “높은 가격으로 부담을 느끼셨던 분들까지 EV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 고객분들에게 매력적인 가치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기아 전기차 최초로 탑재된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도 EV3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탑승자는 AI와 맛집 정보, 최신뉴스, 차량 기능 등에 대해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단순한 주제 외 질문에는 답변에 한계를 보여 학습과 기술 고도화가 필요해 보인다.박성수 음성인식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기존 차량 제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아 음성인식은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차량을 제어할 수도 있고 날씨나 주식 등 생활 편의 정보를 제공했다”며 “(AI 어시스턴트는)여기에 생생한 AI 기술을 더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 고도화된 기능들을 업데이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