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주가 부진에 인수가 이견증자 참여-지분 확대-경영권 인수 차질"1.7조 인수대금 조정 필요"
  • ▲ 한국타이어ⓒ연합뉴스
    ▲ 한국타이어ⓒ연합뉴스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가 늦어질 전망이다.

    2일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증자대금 납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본계약이 불투명해 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결국 유상증자 참여를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애초의 일정들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지난 5월 3일 인수합병 MOU를 체결했다.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50.5% 중 25%를 1조3679억원에, 한온시스템이 유상증자로 발행할 신주 6514만주를 총 3651억원에 각각 매입할 예정이었다.

    양측은 10주간의 실사와 2주간의 협상 기간을 거쳐 3개월 뒤인 이달 3일을 납입기일을 정했었다. 3일이 주말인 것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대금 납입 기한은 2일까지였다.  

    한국타이어가 납입을 미룬 배경에는 한온시스템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의 매각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지난 5월 7일 52주 신고가인 6800원을 찍었다가 이날도 전일 대비 3.11% 하락한 4360원을 기록했다. 다음달 발표되는 한온시스템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757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MOU 이후에도 한온시스템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이 가격에 경영권을 사오는 게 한국타이어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수지연의 또다른 배경에는 전기차 캐즘도 한 몫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공조 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오는 열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도 흐려지고 있다.

    유증 대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양측의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전망이다.

    아직은 전면 재협상을 통한 인수가 조정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인수합병 취소도 거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