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용 곤충 시장, 2031년까지 연평균 13.8% 성장 전망국내 식용곤충 매출·농가수 하락세소비자 인식 벽 넘기 힘들어… 국내 대기업도 '일단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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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식량으로 꼽히는 식용 곤충 사업의 확장 속도가 제동이 걸리고 있다. 다양한 업무협약을 통해 식용 곤충 사업에 뛰어들었던 주요 식품기업들도 사실상 제품화에서 손을 뗀 상태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소비자 인식의 벽을 넘기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식용 곤충 시장은 2022년 6억3350만달러에서 오는 2031년 20억3364만달러, 우리 돈 2조77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3.8%에 이른다.

    식용 곤충은 과밀화될 인구를 위한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돼지·소 등 기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대비 적어 환경 친화적이다. 동물성 식품 1㎏ 생산 시 약 58㎏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반면 곤충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영양학적 요소도 충분하다. 식용곤충에 한 종류인 ‘고소애’의 경우 단백질 함량이 50%를 넘어서며 돼지고기(33%), 닭고기(27%) 대비 높다. 단백질 1㎏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사료 역시 1.1㎏ 수준으로 소(10㎏), 돼지(5㎏), 닭(2.5㎏)보다 현저히 적다. 기존 축산 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필요한 토지도 적다.

    미래 식량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여겨졌던 식용 곤충 시장은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국내 기업들이 연이어 관련 상표를 출원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 인식이 아직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벌레가공식품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바로온’ 상표를 등록했다. 지난해에도 세계적인 귀뚜라미 단백질 분말 제조 기업 캐나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다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판매할만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CJ제일제당 역시 2016년부터 한국식용곤충연구소와 곤충을 활용한 상품 개발 연구를 진행한 바 있지만 현재 계획하거나 검토 중인 관련 제품은 없다.

    대상 역시 2010년도 중반 대상푸드플러스에서 밀웜을 이용한 특수의료용 식품 개발에 나선 바 있지만 현재는 사실상 우선 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신세계푸드는 프로틴킹, 뷰로틴 등 지난해 등록한 4개 상표 설명에 벌레가공식품을 포함했지만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이는 식용 곤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일반 소비자의 수요가 필요한데, 가격·미관·맛 등 기존 제품들을 뛰어넘을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용곤충에 나섰던 농가들도 위축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곤충산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산물 판매 농가 중 식용곤충을 다루는 농가는 2019년 1995곳에서 2022년 1404곳으로 24.2% 줄었다. 매출 역시 259억원에서 199억원으로 2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0.7% 올랐지만, 이는 사료용 곤충을 키우는 농가 매출이 88.4%, 애완·학습용 곤충을 키우는 농가 매출이 36.9% 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식용 곤충 규모보다 비(非) 식용 카테고리인 사료·애완·학습용 곤충 시장이 늘어난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사느냐 마느냐를 두고 제품화하게 되는데 (식용 곤충 제품은) 아직 시기 상조”라면서 “시장이 형성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