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노조 흡수합병 후 세 불리기 속도집행부 확대… 대표노조 지위 굳히기게릴라 파업 등 압박 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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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인 삼성전자 노조가 부쩍 세를 불리며 경영 리스크로 떠올랐다. 전체 직원의 30% 수준까지 조합원을 늘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제1노조로 부상했고 게릴라 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기존 7인이었던 집행부를 11인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달 총파업을 거치며 조합원수가 2만8000여명에서 3만6500여명(5일 기준)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전삼노는 기존 국(局)체계에서 담당 임원을 배치하고 부서장 체제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조직 개편은 향후 전삼노가 12만5000여명이 근무하는 삼성전자의 대표교섭노조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삼성전자에는 전삼노를 비롯해 5개 노조가 있는데 제4노조인 전삼노가 조합원 수가 가장 많다. 반도체 부문(DS)을 중심으로 모인 전삼노에 견줄 세력으로 옛 DX(가전·무선)노조가 있었는데 전삼노가 파업을 주도하며 덩치를 키운 이후 격차가 커졌다. 전삼노가 향후 삼성전자 최대 노조 지위를 굳힌다면 현행 집행부 규모는 두 배 가량 커질 전망인데 이를 대비한다는 것이다.전삼노는 이에 앞서 삼성전자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전자사무직 노조를 흡수통합하고 제1노조 지위도 차지했다. 또 사내 산재 피해자들을 위해 투쟁해온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세규합에 나서기도 했다.전삼노 측은 "제1노조와의 통합을 통해 전삼노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이자 제1노조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조합원은 물론 산재 피해자들의 권리 보호 활동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전삼노는 이달 들어 파업을 중단하고 조합원들에게 현업 복귀 지침을 전달했다. 당분간 조직을 정비하며 지난 5일 종료된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회복하는대로 사측과 교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노조가 사측에 개별교섭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지만, 조합원 수 격차가 큰 만큼 전삼노가 다시 대표교섭노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전삼노는 향후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과의 연대를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 등 전국적 규모 노조 가입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직원 1/3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켰고 내부 조직 개편도 마쳤다면 다음 수순은 강력한 후방지원이 가능한 상급단체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