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지지대 국내 최초 출하네덜란드 시프와 전략적 파트너십2028년 IPO 미션 수행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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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이 해상풍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GS엔텍의 성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속된 적자로 그룹 골칫거리로 전락한 GS엔텍은 늦어도 2028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최근 차별화된 모노파일 생산능력 바탕으로 국내외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당 사업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GS엔텍이 주축이 돼 이끌고 있다.GS엔텍은 1988년에 설립된 대경OEKE가 전신이다. GS그룹에는 2010년 12월에 편입돼 현재는 GS글로벌이 지분 87.5%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엔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용 화공기기 제작을 주된 사업으로 해 왔지만 2020년대 들어 GS 그룹의 친환경 미래사업 전략에 따라 해상풍력으로의 사업 전환을 적극 추진해 왔다.특히 지난해에는 모노파일 방식의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가진 네덜란드의 시프(Sif)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독점적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울산에 위치한 GS엔텍의 기존 화공기기 제작 사업장을 Sif사와 기술 협력을 통해 해상풍력 모노파일 제작 공장으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했으며, 올해 3월부터 첫 제품의 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모노파일(Monopile)이란 대형 철판을 용접하여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부유식 및 삼각대(Tri-Pod), 자켓(Jacket) 등 기존의 하부 구조물 방식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호하는 추세다.지난 7월에는 3000억원의 투자 계획과 함께 글로벌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사업자로 발돋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년간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생산을 위한 최신 자동화 설비 도입에 2140억원, 기타 건축물 등 약 860억원 등이다. 회사는 고객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규격의 모노파일 구조물을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시장에서는 GS엔텍의 해상풍력 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GS엔텍은 오랜 기간 GS그룹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석유화학 설비업체인 GS엔텍를 인수해 GS칼텍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산이었지만 외부 일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적자가 누적됐다. 결국 그룹 편입 후 계열사들의 직간접적인 지원에도 적자가 장기간 이어졌고, 유상증자 등 자금 수혈으로 부지해왔다.한때 부채비율이 9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그룹과 FI를 대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2018년에 부채비율을 120%까지 낮췄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주요 프로젝트가 종료돼고 수주 부진을 겪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616억원에 달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87%를 유지중이며 차입금의존도 59.4%, 순차입금/EBITDA 8.2배다.GS엔텍은 2028년까지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GS엔텍은 2011년과 2013년에도 2015~2017년 IPO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투자를 유치했지만 업황 부진으로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당시 재무적투자자(FI) 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모회사 GS글로벌의 차입금이 늘어나는 등 후유증도 겪었다.GS엔텍이 최근 해상풍력 사업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3000억원 중 일부 또한 FI들로부터 유치한 자금이다. GS엔텍은 지난해 도미누스와 시몬스자산운용으로부터 각각 643억원, 257억원을 투자받았다.이 과정에서 GS엔텍은 1차적으로는 2026년 말까지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1차 기한 이후에도 2차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 기준 2027년 말, 3차 기준 2028년 말까지 기회를 열어뒀다. 즉 아무리 늦어도 2028년 말까지는 IPO 추진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해상풍력 경쟁입찰 시 비가격지표를 중점 평가하기로 하는 등 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이라면서 “다만 아직도 주력 사업인 화공플랜트 제조업황이 부진하고 신규 사업의 수주 불확실성도 커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