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택배물량에도 주 7일 배송 추진 중일요일 배송 도입시 로테이션 체제 유력'사회적 합의 위반' 등 택배기사 반발택배노조 "교섭 없이 일방 추진 안된다"
  • ▲ CJ대한통운이 일반 택배물량에 대해서도 주 7일 배송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CJ대한통운이 일반 택배물량에 대해서도 주 7일 배송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뉴데일리DB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일반 택배물량에 대해 주 7일 배송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업체인 쿠팡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는 가운데, 택배기사들의 반발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기사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물량 등 특수한 경우에만 ‘일요일 오네(O-NE)’ 배송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몇몇 지점에 통보가 왔다’ ▲‘일부 지역은 오는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공식 발표만 미뤄지고 있고 큰 방향은 결정된 것 같다’ 등의 내용이 공유되면서 주 7일 배송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은 “결정된 바가 없으며, 확정되면 그때 발표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본지 취재 결과, 주 7일 배송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로 파악됐다. 최근 티몬, 위메프 사태로 쿠팡의 이커머스, 물류 분야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더욱 논의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철 CJ대한통운대리점연합회 회장은 “현재 주 7일 배송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차원이며, 일요일 배송의 경우 로테이션 체제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택배기사들이 반발하면서 주 7일 배송 도입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택배기사의 과로사 방지를 위해 일요일, 공휴일에 휴무하기로 한 ‘사회적 합의’ 위반 가능성이 걸림돌로 꼽힌다.  

  • ▲ 과거 택배노조의 파업 모습.  ⓒ뉴데일리DB
    ▲ 과거 택배노조의 파업 모습. ⓒ뉴데일리DB
    한 택배기사는 “쿠팡에 비해 나은 점은 ‘워라밸’인데 이 장점도 사라질 수 있다”면서 “주 7일 배송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일을 그만두는 게 낫다”고 항변했다.  

    또한 전체 택배물량은 증가하지 않는데 일요배송이 이뤄지면 물량이 분산되면서 택배기사들의 수입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 7일을 일해도 전체 수입이 비슷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CJ대한통운이 일반 택배물량에 주 7일 배송을 도입하더라도 택배기사의 근로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높은 영업이익 뒤에는 낮은 택배 단가와 높은 노동 강도가 있다”면서 “열악한 택배기사들의 노동 환경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올해 4월 논평을 통해 “2022년 6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 25명 중 9명이 CJ대한통운 소속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택배노조에서도 주 7일 배송 추진은 사회적 합의의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근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를 계기로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희정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본부장은 “주 7일 배송은 택배기사들의 근로조건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노조와의 교섭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