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화 박차…NH올원뱅크 ‘슈퍼앱’ 전환 예정올해 배임사고 3건, 총 174억원 규모 발생…연임 변수
  • ▲ 이석용 NH농협은행장. ⓒNH농협은행
    ▲ 이석용 NH농협은행장. ⓒ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올 연말 일제히 만료된다. 차기 행장 인선 작업은 금융당국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오는 9월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권을 선도하는 맏형격 은행들의 수장 이슈에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장들의 재임 성적, 금융사고·횡령·배임 등 내부통제 이슈,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 등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장의 재임 기간 공과(功過)와 연임 가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정통 농협맨’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연말 끝난다. 이 행장이 취임 당시 강조했던 ‘디지털 강화’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나타내며 양호한 실적도 이어가고 있지만,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만 3번, 총 170억원 이상 규모의 배임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NH올원뱅크 ‘슈퍼앱’ 탈바꿈 목표

    이석용 행장은 농협은행 내부 출신으로 농협중앙회 주요 보직, 일선 영업현장 등을 경험하며 ‘융합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선임 당시 농협 외부 출신인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출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았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성과를 이끌었다. 현재는 NH올원뱅크를 ‘슈퍼앱’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흩어진 금융 서비스를 모아 고객들이 하나의 앱을 사용하도록 한다. 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시스템을 개편 중이다. 실제 이를 위해 ‘NH앱캐시’ 등 서비스를 중단하며 주요 기능을 NH올원뱅크에서 구현할 계획이다.

    NH올원뱅크는 지난해 11월 출시 7년 만에 가입 고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는 1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행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NH올원뱅크 앱의 '슈퍼플랫폼' 구현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그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라며 "NH올원뱅크를 일상생활과 금융을 연계하는 완성형 슈퍼플랫폼으로 구현하고, AI(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농협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적도 비교적 순항 중이다.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순이익이 개선되며 농협금융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농협은행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가량 늘어난 1조26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도 8452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 농협은행 손익 현황. ⓒHN농협금융
    ▲ 농협은행 손익 현황. ⓒHN농협금융
    ◇올해만 배임사고 3건 발생…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다만 올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3건의 배임사고가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 최대 걸림돌이다.

    농협은행에선 올 상반기에만 세 차례, 총 174억원대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배임 혐의를 받은 데 이어 지난 5월 2건의 64억원 규모의 배임 사고가 터졌다. 

    이러한 일련의 금융사고들은 내부통제 관리 부실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 행장의 연임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농협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농협중앙회에서 강호동 회장의 임기가 올해 본격화된 만큼 농협 금융 계열사에도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도 올해 말 만료되는 가운데 이 행장을 비롯한 올해 임기만료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