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전기차 화재로 공포심리 확산일부 아파트, 전기차 지하주차장 금지전기택배차, 지상-지하 모두 진입 못할수도CJ대한통운 등 택배업계 친환경 추세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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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아파트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차라고 지하 주차장까지 막으면 저희 택배기사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EQE’ 차량 화재 사고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주차를 금지하는 흐름마저 나타나는 가운데 택배기사들이 난감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16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기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기 택배차량의 아파트 진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어린이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상에 택배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벤츠 전기차 사고를 계기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입장을 금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전기차로 택배업무를 수행하는 기사들은 지상과 지하 모두 출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기차 공포증으로 인해 또다른 불편과 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몇몇 택배기사들은 ▲“아파트 정문 앞에다 물건을 쌓아둬야 하나?”, ▲“차량 진입을 두고 분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로 택배 업무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 ▲“택배 전기차를 마련하는 게 고민된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기차 화재 사태로 인해 택배업계의 친환경 전환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택배업체들은 점진적으로 친환경차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CJ대한통운의 전체 운영 택배차량 2만3000대 중 전기차는 1600대로 추정된다. 한진택배는 약 9000대 중 450~500대 수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만여대 중 1200대 정도가 전기차로 파악된다.
특히 CJ대한통운은 오는 2030년까지 회사가 보유한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수소 화물차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목표 달성은 매우 어렵다.
전기차 충전플랫폼 차지인 최영석 대표는 “이번 전기차 화재가 전기차 보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택배업계가 친환경으로 전환하려면 전기차 확보는 물론 이를 충전할 수 있는 대규모 충전인프라를 마련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