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전기차 화재벤츠코리아, 최근 "45억 기부하겠다" 밝혀커뮤니티 중심 "여론 잠재우기, 선수친다" 등 비판
  • ▲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연합뉴스
    ▲ 지난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연합뉴스
    최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창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벤츠코리아가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 주민들에게 기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지만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9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45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벤츠코리아 측은 “사고의 원인과 무관하게 당사는 약 45억원을 아이들과미래재단을 통해 전달키로 했다”며 “이번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사고로 인한 피해 복구 및 주민 생활의 정상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벤츠코리아의 기부를 두고 40대 주민은 “앞으로 복구 비용이 많이 필요한텐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50대 주민은 “벤츠가 생색내기, 보여주기식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책임 인정을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금액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도 벤츠의 기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A씨는 “벤츠가 기부를 한 것이지 결함을 인정해 보상을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여론을 잠재우면서 책임을 피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벤츠코리아 측은 이번 기부를 두고 “사고 원인과 무관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 외에도 ▲“일단 기부를 하고 여론의 추세를 보려는 것 같다” ▲“인심쓰는 척 이걸로 퉁 치려는 것 같다” ▲“불리한 느낌이 드니 선수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께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EQE’ 차량이 불에 났다. 이후 화재가 진압되지 않으면서 8시간이 지난 오후 2시쯤 진화됐다. 

    화재로 인해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 중 87대는 불에 탔고 780여대는 열손과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 14개동 1581세대 중 5개동 480여 세대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게다가 이번 전기차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차주들의 자동차보험사를 상대로 한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처리 신청은 600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은 일단 이들 피해에 대해 먼저 보험금 지급을 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의 감정 결과 책임 소재가 정해지면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600대 가까이 자차 처리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형체를 알 수 없이 탄 차량도 있지만 그을렸거나 분진 피해, 냄새가 배는 피해를 본 것 까지 접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 하락을 넘어 공포증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8만613대로 전년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또한 벤츠 전기차를 중심으로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매물이 늘면서 중고 전기차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