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방사선 피폭량 고려한 적정 RPT 투여용량 도출 솔루션 개발 환자별 '최대 안전용량' RPT 투여해 완치효과 ↑제약바이오 기업·의사 활용 가능성솔루션 정확도 98% 목표로 개발 중
  • ▲ 김영현 레이메드 대표.ⓒ최영찬 기자
    ▲ 김영현 레이메드 대표.ⓒ최영찬 기자
    #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지난 5월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플루빅토는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방사성 의약품(RPT)으로 지난해 매출 9억8000만달러(1조3400억원)를 기록했다.

    #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뒤를 이을 신규 모달리티(치료기법)로 표적단백질분해 치료제(TPD)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RPT를 선정했다. 지난 7월 처음으로 글로벌 RPT 개발 기업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로부터 RPT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신규 모달리티로 RPT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의 생성, 성장 및 사멸 순환고리를 끊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면 RPT는 이러한 기전과 상관없이 극소량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여 물리적으로 종양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방사선 미사일 항암제'라는 별칭도 붙었다.

    종양을 표적하는 물질에 치료약물 대신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이는 방식이어서 ADC(항체-약물 접합체)와도 유사한 구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3월 퓨전파마슈티컬을 24억달러에,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는 지난해 12월 레이즈바이오를 41억달러에,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12월 포인트바이오파마를 14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RPT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디던스리서치는 세계 RPT 시장 규모를 2022년 52억달러에서 2032년 137억달러로 연평균 10.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RPT와 관련해 환자별로 약물용량을 맞춤 투여할 수 있는 AI(인공지능)솔루션을 개발 중인 기업이 있다. 레이메드 김영현 대표를 만나 RPT 시장에 대한 전망과 AI솔루션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방사선 치료나 엑스레이, CT, PET 검사의 경우 연간 방사선 노출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과 달리 RPT는 최소한의 약물만 투여하도록 돼 있을 뿐 별도로 방사선 노출량 등을 계산하지 않는 데 주목하고 레이메드를 창립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직접 방사선을 쫴 국소적인 장기에 발현하는 고형암만 치료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와 달리 RPT는 약물로서 작용하는 것이어서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넓게 퍼져있는 전이암도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장기별 허용된 방사선 피폭량이 다름에도 이에 대한 고려없이 RPT를 투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메드는 암 환자가 진단 영상용 약물을 투여받고 PET, CT, MRI 등의 검사를 받으며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RPT 투여시 체내 방사선 피폭량과 환자에 맞는 최적 투여량을 제시해 주는 환자맞춤형 AI 및 알고리즘 기반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방사능 피폭에 대한 위험 때문에 RPT 약물 투여량 조절이 쉽지 않은 한계를 보완해 RPT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RPT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환자들의 표준량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약물만 투여하도록 돼 있어 이보다 심각한 단계의 환자들에게는 초기 단계에서 약물 효력이 떨어져 오히려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게 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 솔루션을 활용한다면 개별 환자에 맞는 '최대 안전용량'을 투여해 환자의 완치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이 환자치료 과정에서 의사들이 사용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RPT 연구개발 단계에서 약물의 최적 투여량 산정시 이를 활용한다면 지금과 같은 치열한 RPT 경쟁시장에서 보다 경쟁력 있는 치료방식을 개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레이메드는 환자별 RPT 투여량을 조절할 수 있는 AI솔루션과 범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알고리즘 기반 솔루션을 각각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는 이 같은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은 없으며 미국에 있는 몇몇 기업도 AI솔루션을 개발하지 않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AI센터장도 두고 AI모델을 자체 개발 중이며 AI솔루션과 알고리즘 기반 솔루션 모두 정확도 98%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 일본 병원과 솔루션 활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RPT에 대한 국내 관심도가 해외보다 낮은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내서 RPT에 주목하고 있는 곳은 SK바이오팜과 퓨쳐켐, 셀비온, 듀켐바이오, 앱티스 등이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 빅파마들은 대규모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RPT 분야 인원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RPT 미래에 대한 중요한 시그널이다"면서 "그들이 왜 시장을 크게 보고 있는지 원인과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관심도가 크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레이메드는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벤처·스타트업 투자 서밋 2024'에서 스타트업 투자유치 IR 행사에 참석한 6개 기업(리벨리온·엠블·엘리스·다비오·리코·레이메드) 중 하나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스케일업 팁스(TIPS) R&D 국책과제에도 선정되는 등 유망 바이오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스케일업 팁스란 벤처캐피탈과 R&D 전문회사 등 민간 운영사가 스케일업(혁신성장) 단계 유망기업을 발굴해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뒤이어 매칭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6월 기준 234개 기업이 19개 운영사로부터 총 3641억원의 투자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