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BG그룹 닮은 꼴합병법인 자산 100兆… 11월 출범"SK그룹 넘어선 에너지 안보 차원도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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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자산 100조 규모 초대형 에너지기업 탄생이 임박한 가운데 과거 글로벌 에너지업계의 인수합병(M&A) 성공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정유사인 ‘로열더치쉘’은 2016년 영국 3위 천연가스기업 ‘BG그룹’을 470억 파운드(약 82조413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쉘의 수익성이 최악인 가운데서도 이뤄진 대규모 딜로 업계 이목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이 M&A는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BG그룹 인수 후 쉘의 원유 및 가스 비축량은 25%, 생산량은 20% 증가했고 쉘은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로 거듭났다. 쉘은 늘어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2017년 주주들에게 150억 달러를 배당했으며 2020년까지는 250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쉘과 BG그룹의 M&A는 글로벌 에너지업계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 프랑스의 대형 석유기업 토탈은 프랑스 천연가스 기업 엔지의 LNG 자산을 14억9000만 달러(2조182억원)에 사들였고, 2020년에는 미국 2위 정유사 셰브론이 천연가스 사업 강화를 위해 경쟁사 노블에너지를 130억 달러(17조6085억원)에 품는 등 굵직한 M&A가 잇따랐다.

    에너지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자재 구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수익성을 확보해 다양한 사업군으로 영역을 확장,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올해도 엑손모빌이 600억 달러(81조2700억원)에 셰일가스 시추업체인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스를 인수하는 등 M&A는 지속 중이다.

    국내 에너지업계에서도 빅딜 바람이 불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1위 민간 LNG 기업 SK E&S를 합병을 결정했다. SK온의 위기가 모기업 SK이노에 번지는 것을 막자는 데에 1차 목적이 있지만, SK이노와 SK E&S의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현재가 합병의 적기라는 게 SK의 판단이다.

    특히 그룹은 양사 합병을 통해 자원 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닌 원유 및 가스 자원 개발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각각 해오던 석유, LNG 트레이딩 기능을 합하면 국내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와 LNG 수급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SK이노의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사업과 SK E&S의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역량을 합쳐 ‘발전-열관리-저장-운영’을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다.

    한편 SK이노는 이달 27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SK빌딩 3층 SUPEX홀에서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을 승인받아 오는 11월 1일 통합법인으로 새로이 출발할 예정이다. 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