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FDA 승인 9번째 의약품손꼽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J&J,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매년 50억달러 이상 매출 기대
  •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가 미국에 출시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항암제가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는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렉라자와 J&J의 표적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을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고 출시한 의약품은 8종에 불과하다. 렉라자에 앞서 2003년 LG화학이 항생제로 '팩티브'를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동아에스티의 급성 세균성 피부감염 치료제 '시벡스트로' ▲2016년 SK케미칼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2019년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 ▲2022년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올해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혈약제제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출시됐다.

    항암제로 FDA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렉라자가 처음이다.

    미국 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0억달러로 추정되고 2028년까지 연평균 1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큰 곳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향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임상 3상 시험 결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6개월보다 길었으며 반응 지속기간(DOR)도 25.8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8개월보다 9개월 더 길었다.

    TP53 돌연변이, 뇌 전이 또는 간 전이가 있는 고위험 환자들에서도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투여군은 오시머티닙보다 PFS가 길었고 전체 생존율(OS)에서도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 5월말~6월초 미국서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결과는 'BEST of ASCO'로 선정됐다.

    J&J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매년 6조5000억원(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할 정도로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매출의 10%대 중반대를 로열티 수익으로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한양행은 2015년 국내 바이오텍 오스코텍으로부터 전임상 단계의 레이저티닙(렉라자 성분명)을 사들인 뒤 연구개발을 진행한 후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레이저티닙을 2018년 얀센에 총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손꼽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돼 R&D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50 제약사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