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현대홈쇼핑, 라방에 투자… 대형 프로그램부터 해외까지GS샵 일부 사업 축소, 홈앤쇼핑은 아예 ‘라방’ 시장 철수하기도탈TV 전략에 엇갈린 홈쇼핑 업계, ‘라방’에 온도차
  • ▲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쇼 신규 프로그램 MC 5인.ⓒCJ ENM
    ▲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쇼 신규 프로그램 MC 5인.ⓒCJ ENM
    “과연 라방이 잘 될까요?”

    송출수수료 부담에 홈쇼핑 업계가 TV 밖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업체별 전략은 엇갈리고 있다. CJ온스타일이 라이브 커머스(라이브방송·라방)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라방에 대한 비관론과 낙관론이 동시에 상존하는 것. 실제 홈쇼핑 업계의 탈TV 전략은 ‘라방’을 두고 온도차이가 크다.

    CJ온스타일을 필두로 ‘라방’에 힘을 주는 업체들과 ‘라방’을 운영하더라도 미온적이거나 아예 철수한 곳도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방’은 홈쇼핑 시장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라방’이 TV홈쇼핑의 대안으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가 골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업체별로 ‘라방’에 대한 태도나 전략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온스타일이다.

    CJ온스타일은 오는 26일 앱과 유튜브를 통해 초대형 모바일 라이브쇼 신규 프로그램 5개를 신규 론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된다.

    이번 신규 프로그램에는 연예인 소유, 한예슬, 안재현, 선예를 비롯해 방송인 김소영이 각각 MC를 맡는다.

    홈쇼핑 업계에서 ‘라방’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곳은 CJ온스타일이 최초다. 

    현대홈쇼핑도 ‘라방’에 상당히 힘을 싣는 곳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프랑스 현지 매장에서 명품 직구 ‘라방’을 진행하는 등 ‘글로발 라방’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 스튜디오를 벗어나 해외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는 등 라방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로 공간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라이브커머스 3.0 시대에 맞춰 다양한 카테고리로 라방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라방’에 신중한 사업자도 적지 않다.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성과를 얻지 못하고 조직이 축소되거나 아예 사업에 철수한 아픔을 가진 곳도 있다.

    GS샵은 지난 2021년부터 홈쇼핑의 자원을 활용해 ‘라방’을 대행하는 대행사업 ‘문래라이브’를 개시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는 자체 ‘라방’인 ‘샤피라이브’만을 선보이고 있는데, ‘라방’ 자체 투자보다는 TV홈쇼핑이나 ‘라방’에서 송출된 영상을 1분내로 편집해 선보이는 ‘숏폼(short-form)’ 콘텐츠 서비스 ‘숏픽’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홈앤쇼핑도 ‘라방’에서 철수했다. 최근 3년간 지속해오던 ‘팡라이브’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 3월 접었다. 해당 부서도 해체수순을 밟았다.

    롯데홈쇼핑도 ‘라방’ 사업인 ‘엘라이브’를 이어가고 있지만 탈TV 전략의 핵심은 캐릭터 사업에 내어준 지 오래다. 롯데홈쇼핑은 자사의 캐릭터 ‘벨리곰’에 대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IP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런 홈쇼핑 업계의 ‘라방’에 대한 태도 차이는 ‘라방’의 성장성에 대한 전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함께 존재한다. 비관론의 핵심에는 ‘라방’ 시장이 TV홈쇼핑과 큰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성장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던 라방 시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을 보이고 있고 그 과실도 플랫폼 기업이 대부분 가져가면서 홈쇼핑 업계에서는 버릴수도, 투자하기도 애매한 ‘계륵’이 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현재 ‘라방’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전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면 ‘라방’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는 곳은 미래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지난해 라방 시장 규모만 836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유통 시장 침투율은 32%에 달한다. 

    CJ온스타일 측은 “네이버와 유튜브 검색량 규모가 비슷하게 매칭될 정도로 영상 컨텐츠의 정보 습득이 늘고 있다”며 “여전히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로서 어느 회사의 전략이 미래의 과실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매년 TV 시청인구 감소로 인해 TV홈쇼핑 외 다른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유료방송사업자에게 홈쇼핑 업계가 매년 지불하는 송출수수료의 인상도 ‘라방’을 외면하기 힘든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업계는 CJ온스타일의 ‘라방’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