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분기 100달러 아래로중국 밀어내기 수출 지속… '최악 상황' 지속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영업익 30~80% 급감
  • ▲ ⓒ포스코
    ▲ ⓒ포스코
    철광석 가격 톤당 100달러 아래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철강업계의 실적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철광석 가격은 톤당 97달러로 전일 대비 0.92%(0.9달러) 하락했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16일 91.9달러로 연저점 갱신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나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철광석 업계는 톤당 100달러를 생산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생산 비용이 판매 비용보다 커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올 초 140달러를 넘던 것이 현재 수익 구간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철광석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건축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고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로 쌓인 재고를 저가에 해외에 수출, 공급과잉→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철광석 가격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연간 10억t 이상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은 또 전 세계 철강의 50% 이상을 쓰는 가장 큰 소비국이기도 하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이 묘연한 가운데 전 세계 철강의 약 7%를 생산하는 세계 1위 철강사 중국 바오우스틸의 후왕밍 회장은 “철강산업이 위기에 처했으며 2008년과 2015년 침체 때보다 더 길고 더 춥고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산 철강 유입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해 112만t으로 전년보다 73% 증가했다. 올 상반기 누적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68만8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이에 철강업계는 최근 조선업계와의 상반기 후판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후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100만원, 하반기 90만원 중반대에 각각 합의를 이뤘다. 올해 상반기 후판가는 이보다 더 내려 90만원 초반에 타결됐다.

    현재 철광석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철강업계의 가격 협상력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월 원료탄 가격은 톤당 202달러로 전월 대비 13.7%(32달러), 연초 대비 37.9%(123달러) 각각 하락한 상태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의 실적 부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3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3% 감소했고, 같은 기간 현대제철(1538억원)과 동국제강(930억원)의 영업이익도 80.8%, 80.6% 각각 줄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객사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유로 판매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며 “건설업 등 전방산업 부진 장기화로 소비는 부진한 반면 에너지, 물류, 인건비 등 생산원가 부담은 더 높아져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