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한 차례 무산… 이달 변경신고서 제출2030세 고객 확보로 점유율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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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바꾼다. 빗썸은 약 7년간 제휴했던 NH농협은행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KB국민은행과 실명계좌 제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국민은행과 손을 잡으면서 업계 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은 국민은행과 실명계좌 제휴 협상을 완료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빗썸은 올해 초에도 국민은행과 제휴은행 변경을 추진했지만 결국 최종 무산됐다. 그러면서 농협은행과 올해 3월 6개월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지난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에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실명계좌 관련 변동 사항이 생길 경우, 반영되기 30일 전 변경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빗썸의 농협은행과 계약 만료일은 내달 24일로, 지난 24일까지 금융 당국에 변경 신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빗썸은 이미 이달 중순 금융당국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며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빗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가 남은 가운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빗썸과 국민은행은 제휴 은행이 변경되면 젊은층 등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해 향후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높은 고객 연령층으로는 점유율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 업비트도 지난 2020년 기존 IBK기업은행에서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로 변경하면서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계좌 개설이 편리해지고 입출금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점유율 1위로 올라서 현재까지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빗썸이 국민은행과 손을 잡게 될 경우 업비트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와 빗썸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비트가 약 60%대, 빗썸은 20%대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변경하면 신규로 개설되는 계좌도 늘어나고, 쓰지 않게 되는 계좌도 생기게 된다. 또 큰 규모의 자금이 움직이게 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며 “금융 당국이 자금 세탁 등 제휴 은행이 변경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고려해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빗썸-국민은행이 손을 잡은 이후 바로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 점유율 확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앞서 한 차례 제휴사 변경이 최종 무산된 바 있고, 이번에도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농협은행과의 재계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